전문가 “무거운 화물 내부 충돌로 세월호 침몰”
전문가 “무거운 화물 내부 충돌로 세월호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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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세월호의 AIS 신호 정보를 근거로 제시
▲ 전문가 허용범씨는 사고 초기 세월호의 기울기가 30도 내외로 보아 화물의 내부충격으로 인해 침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전문가가 화물 과적과 부실 고박 등이 사실상 세월호 침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높다고 분석했다.

16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이준석(69)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 15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11명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의 전문가 자문단장 허용범(63)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허 씨는 이날 법정에서 침몰 당시 사진 등으로 찍힌 배의 외관과 선실 내 커튼의 모양을 분석해 사고 초기 세월호의 기울기가 30도 내외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적을 해 복원성이 나빠진 세월호가 대각도 조타로 선회할 때 생길 수 있는 횡경사 각도(기울기)는 최대 20도 내외인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충격이 없었다면 10도가 더 기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허 씨는 “이 정도 배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물도, 기름도, 사람도 아니다”며 “가장 무거운 화물밖에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한 허 씨는 화물의 선체 내부 충돌 가능성에 대해 침몰 당시 세월호의 AIS(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 정보를 근거로 제시했다.

사고 당일 신호 정보에 따르면 오전 8시49분26초부터 39초까지 23초 동안 세월호의 선회각 속도는 초당 0.29도, 0.83도, 1.00도, 2.00도로 점차 빨라졌다.

이는 일본에서 시험 운전 당시 비어 있는 상태의 세월호 선회각 속도가 우현 35도 전타했을 때 초당 0.35도, 1.49도, 1.81도로 점차 빨라졌던 기록과 거의 동일하다.

허 씨는 이 결과에 대해 “사고 당일 오전 8시49분26초부터 23초 동안 세월호는 우현으로 35도에 맞먹는 대각도 조타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의 초당 선회각 속도는 오전 8시49분40초에 초당 15.00도, 41초에 초당 14.00도로 급격히 빨라졌다.

허씨는 “세월호의 조타기로는 1초에 15~20도를 갑자기 돌릴 수 없다”며 “당시 실제로 배의 선수가 급격히 돌아간 것이 아니라 배의 무게 중심이 갑자기 왼쪽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자기 무게 중심이 급격하게 확 돌아간 것에 대해 허씨는 “내부 충격이 없으면 이럴 수 없다”며 “좌·우현의 추진력 불균형 등도 약간의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내부 충격 때문이며 그 정도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은 화물 이외에 추정할 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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