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내용을 두고 북한이 험악한 비난을 쏟아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15분가량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상당 시간을 할애해 북핵 문제를 비롯한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협조를 호소한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6일 오후 성명을 내고 “유엔총회에서 한 박근혜의 연설은 내외의 경악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며 “괴뢰들이 지금까지 우리의 핵문제와 인권 문제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며 반공화국 모략소동에 악랄하게 매달렸지만 집권자가 직접 유엔무대에서 극악한 망발질을 해댄 것은 처음”이라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이어, “이것은 우리의 존엄과 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가뜩이나 위태로운 북남관계를 완전히 파국에로 몰아넣는 극히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면서 “박근혜의 이번 악담은 자기의 흉악한 본심을 드러내고 우리와의 정면대결을 선포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유엔무대에 가서까지 독기서린 치맛바람을 일구며 동족을 악의에 차서 헐뜯고 가는 곳마다 불집을 일으키는 박근혜의 망동이 초래할 것은 민족의 불행과 재난밖에 없다”며 “우리는 박근혜패당의 이번 대결망동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또, 박 대통령의 핵 포기 요구에 대해서는 “초보적인 식견이라도 있다면 우리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과 핵위협이 제거되지 않는 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쯤이야 알아야 한다”고 반박하며 핵 포기 시 경제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이야말로 소가 웃다 꾸레미 터질 일”이라고 힐난했다.
북한은 “제 코도 씻지 못해 안팎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박근혜는 그 누구의 경제에 대해 운운할 것이 아니라 쓰러져가는 남조선경제를 걱정하고 생활고에 아우성치는 제 집안이나 돌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한데 대해서도 “박근혜가 감히 그 누구의 인권에 대해 운운하는 것은 철면피의 극치”라고 응수했다. 조평통은 “수백 명의 어린 생명들이 바다에 수장돼 죽어가는 데도 명색이 대통령이라는 박근혜가 7시간동안이나 종적을 감추고 딴장을 봐 내외여론의 조롱거리가 되는가 하면, 세월호 유가족들의 절규마저 외면해 민심의 저주와 규탄을 받고 있다”고 역공격했다.
조평통은 덧붙여 박 대통령의 DMZ평화공원 구상에 대해서도 “제 애비가 이 나라 강토를 인위적으로 갈라놓아 짐승들조차 오갈 수 없게 만든 콘크리트 장벽을 허물어버려야 한다”며 “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는 문제부터 이행해야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