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중국 건국일 전야 오늘밤 최대 고비
홍콩 ‘우산혁명’…중국 건국일 전야 오늘밤 최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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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베이징 정부, 자유선거 허용할 때까지 시위 계속”
▲ 홍콩 '우산혁명'이 1일 중국건국일을 앞두고 중국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홍콩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오늘밤 중대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홍콩장관 완전자유직선제'를 요구하며 중국 정부의 선거개편안 철회 때까지 홍콩 금융 허브를 점거할 뜻을 밝힌 시위대 모습. 출처=알자지라 화면 캡처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중국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며 ‘자유 직선제’를 주장하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29일 점거하고 있는 홍콩의 금융중심부 센트럴(中環) 일부는 대규모 집회 현장으로 둔갑했다.

시위 군중들은 정부의 귀가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현재 아시아의 금융 허브 지역은 기능이 마비됐으며 이들은 중국 정부가 자유선거를 허용하기 전까지는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지난 28일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섰으나 시위대 해산에 실패했다. 이는 홍콩이 중국으로 이양된 후 반자치 지역이던 홍콩에서 일어난 가장 큰 시위 중의 하나로 기록된다.

30일 시위 현장에는 경찰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몇몇 시민들은 지난 28일의 충돌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최루탄 진압에 대한 보호 장비를 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는 경찰의 최루탄 진압에 대비해 덮개와 우산 등을 갖추고 있어 ‘우산 혁명’이란 말로 전세계에 빠르게 퍼져가고 있어 아시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달 31일 2017년부터 행정장관 선거를 직선제로 바꾸되 1,200명의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게만 입후보 자격을 주는 선거제도 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홍콩의 시민들은 이번 개편안이 홍콩에 반중국 인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친중국 인사를 심을 가능성이 높아 형식뿐인 가짜 민주주의라고 비판하며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시위에 들어갔다.

지난주 22일 홍콩 24개 대학 학생들은 전인대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해 1주일 시한에 동맹휴업 투쟁에 나섰고 중·고교 학생들과 시민,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민단체까지 합류하면서 거대한 민주화의 흐름으로 바뀌었다.

29일 시위로 홍콩 시내 17개 은행의 지점 29곳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으며 몇몇 학교가 휴교했고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중국 공산당 본토 시위 소식 차단에 부심

중국 공산당 당국은 이번 홍콩 시위에 무르게 대처하다간 중국 본토에서도 더 큰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강경진압은 자칫 국제적인 비판을 면키 어려워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홍콩 지도자들에게 ‘자제할 것’을 촉구했고 영국도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는 “만일 그들이 탱크를 보내기를 결정한다면 누가 막겠는가?”고 반문했다.

런던정치경제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휴즈는 ‘알자지라’에 “중대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1989년 톈안먼 민주 시위 요구를 유혈 진압했던 중국의 움직임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한편, 중국은 홍콩의 대규모 시위 소식이 본토에 유입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유명한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차단한 상태며 강경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시위자들이 ‘불법’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홍콩 시위에 관한 뉴스 보도를 제한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점령하라’와 ‘센트럴’이란 단어의 검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시위 현장을 찍은 사진들이 앱을 통해서 유포되고 있어 중국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1일 건국일 전야 오늘밤이 최대 고비

지난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는 경찰이 다시 대대적인 진압 작전이 전개할 것이라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날이 바뀌자 시위대는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30일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공산당 기념식 전날이다.

홍콩 한 사립대 신입생은 “정치계 주요 인물들이 홍콩에 온다. 홍콩 정부는 그들이 시위를 목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경찰은 뭔가 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러나 “우리는 무섭지 않다. 우리는 여기서 오늘밤을 맞을 것이다. 오늘이 가장 중요한 날이다”고 그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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