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원내대표직 짐 내려놓으려 한다” 사의 표명
박영선 “원내대표직 짐 내려놓으려 한다”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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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강경파 겨냥 “이런 일 반복되는 한 우리당 고통 치유 힘들 것”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일,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원내대표 취임 5개월여 만으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 과정에서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던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칩거에 들어가 탈당까지 고심했었으며, 당무에 복귀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 짓고 거취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거취 관련 입장’ 글을 내고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한다”며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비극의 한 복판인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면서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유가족 분들께는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안산에서 만나 뵌 유가족 분들로부터 수고하셨다는 말과 함께 들었던 끝까지 함께해달라는 호소가 가슴 속 깊이 남아 있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 조사위원회는 가능한 빨리 출범해야한다. 빠르게 사라져가는 증거들을 멈춰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 증거들을 현명하게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정직하게 협상하고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한다고 믿었다. 낯선 정치에 뛰어든 뒤 지난 10년의 경험에서 저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정작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 많은 경우를 보았다”며 “2004년 국가 보안법 협상이 그랬고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17대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그랬다. 지난해 국정원 개혁법 역시 우리가 개혁특위위원장까지 맡았지만 결국 법 한 줄도 고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만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안 되는 일을 되는 것처럼 포장해 시간을 지체시키는 것은 진실의 증거들이 사라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냥 바라보는 것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또,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빨리 제정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고 남겨진 말들을 묻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어렵사리 말씀드린다”고 당내 강경파를 겨냥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 같은... 이런 법을 만드는 일은 이제 더는 없어야겠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의원님들 힘내라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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