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현실을 이야기한다
영화가 현실을 이야기한다
  • 남지연
  • 승인 2006.04.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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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여성영화 '노스컨츄리'
오는 4월 27일 개봉을 앞둔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노스 컨츄리'의 주제가 국내 현실과 정확히 맞닿아 눈길을 끈다. '노스 컨츄리'는 1984년 미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직장 내 성폭력 소송 승소 사건인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 광산에서 일하던 조시 에임스라는 한 여성이 남성들의 차별과 학대, 주위의 편견에 맞서 자신의 자녀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선택한 외롭고 긴 싸움을 다루고 있다. 불과 20년 전,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진보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미국사회에 성폭력에 대한 일대 각성을 일으키게 만든 사건을 다룬 '노스 컨츄리'가 지금 국내에서 개봉한다는 것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여기자를 추행하고 ‘식당 주인인 줄 알고 만졌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모 국회의원의 추태, 여성 재소자를 상습적으로 추행해 자살까지 결심하게 만든 교도소 보안관리과장, 손녀 같은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여성의 안전지대가 사라진 한국사회. 성폭력범에 대해 잇따른 중형이 선고되고 여성과 아동을 위한 성폭력 특별법이 제정되지만 여전히 성폭력이 만행 되는 현 사회에 '노스 컨츄리'는 필수 관람 영화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인권을 위해 전사처럼 뛰어든 여성이 아니라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인간으로서 행복하고 싶었던 한 가녀린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감대를 형성한다. 평범한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 허물 없는 장난과 성적 학대의 수위에 대한 성숙한 고찰은 여성은 물론 남성 모두를 향한 진지한 문제제기가 될 것이다. 수많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되었던 위대한 승리 '노스 컨츄리'는 뉴욕여성영화방송인협회 선정 ‘최고의 여성영화’의 영예를 안았고 주인공 샤를리즈 테론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고 할리우드 필름페스티발 선정 올해의 여배우상을 수상했다. '파고' 프랜시스 멕도먼드, '광부의 딸' 시시 스페이섹, '래리플린트' 우디 해럴슨 등 역대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자들과 '반지의 제왕' 숀빈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는 '노스 컨츄리'는 오는 4월 27일 개봉하여 여성들이 인정하고, 남성들이 공감하는 최고의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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