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박원순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광폭 행보는, 현재 ‘차기 대권 주자로 누가 적합한가’를 묻는 여러 여론 조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과 더불어 이른바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까지 겹쳐 더욱 예사롭지 않게 보이고 있다.
◆ 박원순-김무성-문재인 ‘3강 구도’ 형성
다시 말해 차기 유력 대권 주자라는 ‘후광 효과’가 박원순 시장 주위에 강력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바람에, 박 시장이 어떠한 행보를 보이더라도 자연스럽게 ‘차기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해석이 따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3강 구도’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더욱이 박원순 시장은 이런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잦은 편이라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22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셋째 주 주간 집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전주보다 1.2%나 오른 20.1%로 1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박 시장에 뒤를 이어 2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올라섰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김 대표에게 유리하지 않다. 지지율이 전주보다 2.8% 떨어진 15.8%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원순 시장과 김무성 대표 사이의 격차가 4%p나 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현재 박원순 시장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점점 상승하는 형국이며, 두 번째로 김무성 대표는 여기에 정확히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어 문재인 의원이 13%로 3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10%대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대권 잠룡은 세 명 뿐이며, 나머지 물망에 오르는 잠룡들의 지지도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이 여론조사에서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8.4%,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7.9%,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7.3%, 홍준표 경남도지사 4.1%, 안희정 충남도지사 2.8%, 남경필 경기도지사 2.7% 순으로 집계됐다. 주로 정계 거물과 정치인 출신 지자체 단체장이 대거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 재선 통해 ‘행정력 합격’ 강점
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점으로는, 우선 정몽준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입은 치명타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건재한 편이며, 안철수 전 대표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는 점을 거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차기 잠룡군 가운데 경쟁력을 뚜렷하게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 김문수 전 지사와 안희정 지사의 경우, 아직까지는 국민의 뇌리에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지는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 되어 가는 모양새다. 물론 차기 대통령 선거가 3년 넘게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변수가 튀어나올 가능성은 무척 높기는 하다.
이에 대해 한 정치 평론가는 “물론 차기 대선은 아직 멀었지만, 지난 대선 사례를 보았을 때 일찌감치 차기 유력 주자 자리를 굳힌 인물이 대개는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평론가는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상당히 의외의 변수로 등장해 대선에 성공한 사례도 없지는 않다”며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등은 초기부터 강력한 존재감과 지지를 유지하다가 대선 가도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차기 대선이 아무리 멀찌감치 있더라도, 초반에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국민의 각인 효과 면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물론 박원순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여론조사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현재 박 시장과 강력한 라이벌로 수위 자리를 위협하는 인물로 김무성 대표가 꼽히겠지만, 의외의 돌발 변수가 바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 평론가는 “하지만 반기문 총장의 경우 나이 문제 등 여러 고려할 사항이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는 차기 대선 주자군에 확정적으로 포함될 가능성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당분간은 박원순-김무성-문재인 세 명의 차기 대선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박원순 시장이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를 굳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정계에서는 무엇보다 서울시장이라는 위치가 그만큼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사실 서울시장이라는 직위가 그 어떤 다른 자리보다도 ‘대권’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이 확실한 선례를 남겼다”는 설명이다.
이 평론가는 “물론 서울시장 직에 올랐다고 그것이 전부는 절대 아니다”라며 “임기 중 행정 능력을 얼마나 잘 발휘했는지가 청와대로 가는 길의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한다.
이 평론가는 “이에 대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서울시장 재직 시절 청계천 복원이나 버스전용차로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 ‘대통령감’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하게 심어주었다”는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반면 실패 사례로 널리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는 무리한 사업 추진은 물론, 무상급식 파동처럼 시민 입장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말썽을 일으킨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었기 때문에 대권 주자 군에서 그만 멀어진 케이스로 꼽힌다”라고 설명했다.

◆ ‘차기 지도자가 필요한 자질 갖춰’
이러한 사례를 보면, 박원순 시장의 경우는 현재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게 파악할 수 있는 근거로 무엇보다 올해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것을 꼽는 이가 많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사실 박원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 의미심장한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박 시장의 경우 재선 가도가 그다지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일단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 시정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이명박 시장 시절처럼 ‘뭔가를 보여줄’ 여력이 없었다”며 “더욱이 당시 ‘안철수 후광’으로 당선된 감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렇게 다소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서울시장을 시작한데다가, 이명박 전 시장처럼 임기 중 뚜렷하게 과시할 수 있는 성과물도 없었다”며 “아울러 이번 서울시장 재선에서는 정문준 전 의원이라는 여당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강력한 적수와 맞붙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 모든 불리한 점에도 불구하고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고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 대열에 올랐다는 점을 통해, 우리나라 민심의 중대한 변동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차기 대통령으로는 지금까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처럼 ‘거대 담론’이나 ‘후광 효과’같은 외적 효소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인물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민심에 보다 밀착하고 소통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인상을 주는 인물이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박원순 시장은 김무성 대표나 문재인 의원 같은 이른바 ‘계파 정치’라는 다소 낡은 틀에서 벗어나 있다는 참신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와 더불어 그동안 박원순 시장의 행보를 보게 되면, 직접 현장을 찾아가 민심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모색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이는 현재 세월호 참사 등 청와대가 보여주고 있는 유연하지 못한 ‘불통’ 이미지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또한 최근 박원순 시장이 보여준 인상적인 행보, 즉 과거 숙적이었던 나경원 의원과 만나 협력을 약속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현재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청와대 및 여·야가 보여주는 난맥상과 뚜렷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다”며 “이처럼 눈에 확 띠는 행보를 통해 국민 입장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소통과 대화, 협력’을 중시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바로 이러한 여러 가지 포인트가 어우러져 박원순 시장의 강점으로 승화되는 것이며, 아울러 박 시장이 차기 주자 유력군 위치에 오르게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현재로써는 박원순 시장이 강력한 차기 주자 위상을 굳히고 있지만, 향후 돌발 변수도 분명 잠복하고 있다. 정계에서는 “박 시장이 김무성 대표나 문재인 의원처럼 확실한 당내 기반이 다소 부족한 편”이라는 점을 꼽는다.
하지만 여기에도 물론 반론은 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처럼, 처음에는 당내 기반이 약한 편이더라도 결국 청와대 입성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이처럼 자신이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극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24일 미국을 방문 중이던 박 시장은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차기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흔들림 없이 서울시장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에 대해 “원래 인기나 지지율이란 공중에 나는 새털과 같은 것”이라며 “지지율 1위가 몇 년 계속 가는 경우가 과연 있느냐”고 되물었다.
박 시장은 “대권도전 문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나오는 질문”이라며 “서울시장 직무는 천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막중한 자리다. 이미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흔들림 없이 서울시장으로서의 직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