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카드에 매년 2천억원 로열티 지급
비자·마스터카드에 매년 2천억원 로열티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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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결제와 상관없는 국내 사용료가 61%에 달해
▲ 올해 국제 브랜드 카드에 지급된 로열티가 사상 처음으로 2천억원을 넘어섰다. ⓒ시사포커스

국내 카드사들이 국제 브랜드 카드인 비자·마스터카드 등에 카드 명칭 사용 명목의 로열티로 매년 2천억원 가량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외 결제망을 사용하지 않는 국내용 결제에 대해서도 한 해에 1천억원 이상의 사용분담금을 내는 것으로 나타나 불합리한 계약 구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 및 수수료 현황’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마스터카드 등 국제 브랜드 카드에 지급한 총 수수료는 2010년 1395억원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2041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2천억원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총 970억원의 수수료가 지급됐다.

이들 국제 브랜드 카드사와 제휴를 맺은 카드사들은 국내 신용판매에 대해서는 0.04%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국외의 경우 각각 0.2%(비자), 0.204%(마스터)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국내 현금서비스에 대해서도 0.01%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카드사들은 매년 1매당 0.2달러에서 1달러의 카드발급 유지 수수료를 내고 있고, 카드사와는 별도로 카드사 회원들은 모든 국외거래시 금액의 1%, 현금서비스 1건당 1.25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해외 결제망을 이용하지 않는 국내 사용료 부분이다. 지난 2013년 국내망을 사용해 이루어지는 국내 사용으로 지급된 수수료가 무려 1246억원에 달해 해외 사용 수수료 295억원의 4.2배나 된다. 국내 사용 수수료 액수는 2013년 전체 수수료 2041억원의 61%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531억원이 지급됐다.

최근 금융당국이 국제 브랜드 카드 발급을 줄이려고 유도해 왔고 카드사들이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카드를 출시하면서 국제 브랜드 카드의 비중이 2011년 64.9%에서 지난 6월에는 52.9%로 줄었지만, 이같은 불필요한 수수료 지급의 증가로 수수료 총액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들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는 결국 연회비 상승 등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나친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해외 사용으로 인해 수수료를 내는 것은 몰라도 순전히 국내에서 국내 망을 이용해 결제하는데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금융위가 작년에 이 문제를 개선하려 했지만 ‘국제 계약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포기한 상태”라며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자세로 불합리한 계약 관계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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