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실적이 7일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4조 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의 7조 1900억원보다 43%나 하락한 것이고,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10조 1600억원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4분기(4조 6700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매출 역시 올해 2분기(52조 3500억원)보다 10.2% 하락했고 전년 동기(59조 800억원) 대비 20.5%나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47조 6000억원)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역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 매출은 2% 감소한 바 있다.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한달간 22개 증권사가 전망한 영업이익 평균치인 4조 4756억원을 밑도는 것이고 매출액 역시 전망치 49조 6052억원보다 낮았다.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시스템 LSI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패널 사업 수익성 약화, TV 판가 하락과 계절성 제품 성수기 조기 종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은 그간 꾸준히 예측돼 왔다.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했던 무선사업에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신흥국에서 중국 회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애플의 신제품과 경쟁하게 되면서다. 특히 ‘어닝 쇼크(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때 시장 전망보다 낮은 예상치를 발표하는 것’가 예상돼 ‘삼성 위기론’까지 대두되어 왔고 이번 실적발표로 인해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됐다.
특히 갤럭시S5의 판매부진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성장했지만, 하이엔드 제품 판매 비중 축소, 구모델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 역시 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고, 반도체 비메모리 부문인 시스템 LSI의 적자폭 역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TV 사업 역시 제조 비용이 증가했지만 비수기를 맞아 판매가가 하락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며 “생활가전도 에어컨의 성수기가 조기에 종료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4조원대 수성의 일등 공신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은 개인용 컴퓨터, 서버 등의 계절적 성수기 수요 속 안정적인 수급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가격 안정화에 접어들고 공정전환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은 실적 악화가 3분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에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한 TV 사업의 성수기가 다가오고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증가 등이 기대된다”면서도 “경쟁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중저가 가격 경쟁의 심화 등에 따라 모바일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