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평균 연령 69세 어르신들이 용기내어 말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6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양원초등학교 강당에서 제 9회 ‘나의 주장 발표회’가 개최되어 전체 32학급 1100여명 학생들이 자리했다.
양원초등학교가 주최하고 마포문화원, 한국양계농협이 후원한 본 발표회는 ‘기가 살아야 운이 삽니다’라는 주제로 60~80대 학생들이 한글을 읽지 못한 설움과 아픔을 딛고, 이제는 한글을 깨친 감격을 누리며 자신이 배운 것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자리다.
이선재 교장(일성여자중고등학교‧양원주부학교)는 발표회 전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없고 움추린 모습, 이야기하고 싶어도 참는 모습, 자기주장을 삼갔던 모습에서 벗어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디 가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들어 주고자 이번 발표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설가 박정수를 비롯해 구본수 마포구청 교육청소년과 과장, 백순애 양원초등학교 교감이 심사를 맡았으며, 심사기준은 내용 30%, 표현력 30%, 태도 20%, 말하기 20%다.
참가자는 전체 32학급 1100명 학생들 모두가 ‘나의 주장’ 원고를 쓴 후, 학급 예선에서 자신의 주장을 발표하고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16명이 진출했다.
출연자 중 최고령자인 김옥자(77‧여)씨는 가난과 배고픔에 무작정 서울행 열차를 타고 올라와 돈을 벌어 사장님이 됐으나 글을 몰라 전 재산을 사기당했다. 이후 김옥자씨는 ‘사람은 역시 배워야 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오애숙(62‧여)씨는 “어릴 적 열병을 앓아 죽음 직전까지 갔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 후유증으로 언어장애 3급을 판정받았고 늘 우울한 삶을 보냈지만 한글을 깨우치고 나의 주장을 발표하여 크게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양원초등학교는 2005년 3월에 개교해 6학년 과정을 4년에 걸쳐 이수하는 성인대상 학력인정학교다. 개교이후 2014년 2월 제6회 졸업생은 총 1492명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