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 신화의 원조’로 불렸으나 유동성 악화와 경영난으로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작업) 중인 팬택의 인수의향서 접수가 7일 오후 3시 마감됐다.
팬택 매각절차를 주관하는 삼정회계법인은 7일 “공고한 대로 팬택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냈는지, 국내 업체인지 해외 업체인지, 몇 군데나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기업 1~2곳이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고, 팬택을 인수할 유력 기업으로는 국내의 SK그룹, 해외의 중국 화웨이, 샤오미, 인도의 2위 휴대폰 업체 마이크로맥스 등이 꼽히고 있다.
M&A가 결정되면 팬택은 유상증자(제3자에 신주를 발행해 자본금을 확보하는 방법)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의 기술력을 보고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많아 이들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전하고 “법원과 투자자의 의견을 구해 다음달 중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이르면 이 달 29일 입찰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찰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내년 2월경 주인이 바뀔 예정이다.
한편 지난 9월 24일 팬택은 공식 홈페이지, 일간지 등에 인수합병(M&A) 공고를 낸 바 있다.
‘스카이’, ‘베가 시리즈’ 등의 제품으로 유명한 팬택은 무선호출기 ‘삐삐’ 회사에서 세계 톱7의 휴대폰 제조업체까지 오르며 ‘벤처기업의 신화의 원조격’으로 불렸다.
또한 팬택은 2007년 유동성 위기로 맞은 1차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18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조기 졸업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이동통신사들이 무이자 조건으로 2년간 채무상환을 유예해 주면서 2월 2차 워크아웃을 신청해 워크아웃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이동통신사들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국내 휴대전화 판매량이 급감해 유동성 위기를 다시 겪었다. 또 같은 달 워크아웃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재고 물량과 시장 수요 등을 근거로 팬택 휴대전화 구매를 거부해 협력업체 등에 총 650억원 가량의 미지급 만기 도래 채무를 갚지 못했고, 결국 8월 12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채권단 실사 결과 팬택은 계속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같은 달 19일 서울지방법원에 의해 팬택의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따라서 매각 대금은 이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5월말 팬택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본총계 4897억원에 비해 총부채 규모는 9907억원에 달하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84억 8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