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8일(현지시각)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상당기간 초저금리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재확인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기승을 떨치고 있는 달러화 강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 앞으로도 ‘상당 기간’ 현재 0%~0.25%에 가까운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이고 각국의 통화가치가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달러당 1.27유로로 2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화는 1달러당 108.06엔으로 떨어졌다. 유로·엔 등 6개 통화 가치와 비교한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5% 하락한 85.2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연준의 입장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쪽인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74.83포인트(1.6%)가 오른 16994.22를 기록해 작년 12월 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고 S&P500지수도 12개월 만의 최대폭인 33.79포인트(1.7%) 오른 1968.89로 마감헀다.
이번에 공개된 회의록에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및 그로 인한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유럽과 중국, 일본 등 미국 이외 지역의 성장세가 약하면 결국 미국 경제의 성장도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문구에서 일부 위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이란 표현을 빼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초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준의 ‘달러 강세 우려’ 효과는 각국에 미쳤다. 이날 상하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주가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반면 일본 증시는 달러화 강세를 업고 이어오던 상승행진을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서 9일 닛케이 지수가 0.75% 하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노무라 증권의 와코 주이치 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기업들의 이익을 늘려주던 엔화 약세 기조에 제동이 걸렸다”며 “(엔저 덕분에) 지난달 말까지 과도하게 올랐던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은 ‘슈퍼 달러’의 영향으로 급등해 9일 1,074원으로 마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록의 공개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엔저 현상이 주춤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달러 강세와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경합해 10일 오전 현재 1072원을 기록하며 1,070원대 초반에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