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홍콩 정부가 시위 지도부와의 회담을 취소한 다음날 시민들이 몰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다시 수천 명으로 불어나며 중심가를 점거했다.
정부 청사 가까이 애드미랠티 지역을 가득 메운 군중들은 ‘우리의 홍콩을 구하자’며 구호를 연호했다.
이날 모인 시위 군중들은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으나, 이 가운데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도 있었고 직장을 마치고 바로 합류한 회사원들도 있었다고 <알자지라>가 10일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오르(16) 양은 <알자지라>에 “시민 수천 명이 지난 몇 주 동안 항의를 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무 대답도 없다. 나는 시민을 이렇게 대하는 정부를 더는 못 보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아마도 그들은 계속 시간을 끌면 우리가 자진 해산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내 친구들과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몇 달이든, 1년이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여기를 지킬 것이다”고 각오를 비쳤다.
홍콩 정부는 9일 시위 지도부가 시민을 상대로 점거 시위를 독려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화할 근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회담을 취소했었다.
중국 리커창 총리는 10일 베를린에서 “중앙 정부는 일국이제(一國二制)가 지도원리다. 홍콩인들은 높은 수준의 자치로 홍콩을 운영해 나갈 것이고 사실 이 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었다는 걸 보았다. 앞으로도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홍콩이 장기적으로 번영과 안정을 유지해나가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홍콩 시민들의 이익과 관련돼 있다”며 중국은 홍콩 내 모든 외국 투자자들의 합법적인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위 지도부는 홍콩 위기의 해결은 정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홍콩대학생연합의 알렉스 초우는 “정부가 점거한 시민들에게 정당하고 합리적인 답변을 주지 못하면, 시위대 해산을 설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시위 지도자의 한 명인 베니 타이는 11일 <아시아원>에 “우리는 장기 농성에 임한다는 각오로 이곳에 텐트를 설치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