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자사 계열사의 스크린 광고비를 타사보다 낮게 책정, 특혜를 제공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고비는 최대 2배까지 차이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스크린 광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불법행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CGV는 지난해 CJ 계열사들로부터 광고 1편당 평균 1억2500만원을 받았고, 삼성 계열사들로부터는 평균 1억5200만원을 받았다.
그룹 내 광고단가가 가장 높았던 계열사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CGV에 편당 3억6500만원, CJ는 1억8000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다만 올해는 삼성전자가 2억3300만원, CJ제일제당이 2억200만원을 지급해 격차가 줄었다.
롯데시네마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롯데시네마는 올해 롯데 계열사로부터 광고 1편당 평균 5200만원을, 삼성 계열사들로부터는 평균 6900만원을 받았다. LG 계열사로부터는 평균 1억200만원을 받았다.
전년과 비교할 때 롯데 계열사 평균 광고단가는 5300만원에서 5200만원으로 줄었지만, 삼성 계열사나 LG 계열사는 광고단가가 급등했다. 이 기간 삼성 계열사 광고단가는 3800만원에서 6900만원, LG 계열사는 8600만원에서 1억200만원으로 늘었다.
신학용 의원은 “최근 영화산업이 급성장 하면서 스크린 광고의 영향력이 커지자 대기업들의 편법행위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현재 공정위가 영화산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내용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GV는 2010년 435억원이던 스크린 광고 매출이 2013년 624억원으로, 롯데시네마는 2010년 146억원에서 2013년 272억으로 각각 증가한 상태다.
CGV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영화관 광고는 광고의 길이와 시간대 배치, 내용, 장기계약 여부 등에 따라 광고 금액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단순 회계상 집행액만으로 타사로부터 높은 금액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집행금액이 월등히 높은 것은 그만큼 좋은 시간대를 배정받고 상영횟수가 반복되는 등 여러 요인이 반영됐고 CJ는 그보다 조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관 광고시간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됐다 .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으로 영화표 하단 '본 영화는 약 10여분 후에 시작됩니다'라는 문구가 표기됐지만 10여분은 일종의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 영화관의 평균 광고시간(2013년 기준, 전국 멀티플렉스 119개)은 10.3분으로 10분이 넘었다. 업계 1위인 CGV가 14분으로 가장 길었고 롯데시네마(10.4분), 메가박스(8.2분), 프리머스(5.3분) 등 순으로 나타났다. [시사포커스/ 박미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