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당국은 시위대를 구타한 데 연루된 경찰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15일 발표했다. 아울러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공권력을 남용한 점이 있는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시민이 진압 경찰에게 구타 당하는 화면과 사진 등이 공개되자 홍콩 시민 사회에 분노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새벽에 해산에 저항하는 시위대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45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진압 경찰이 수갑을 채운 시위자를 수 분 동안 구타하고 시위 현장 옆의 구석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TVB> 방송을 통해 15일(현지시각) 방송됐다.
공민당 앨런 렁 주석은 영상 속에서 구타를 당한 사람은 공민당 당원인 켄 창씨라고 밝혔다. 또한 켄 씨는 경찰서 안에서도 구타를 당해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 공민당 의원이 전했다.
홍콩 사회 활동가 연합은 사회활동가로도 활동하는 켄 씨의 구타 사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날 밤 경찰청을 향해 행진시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켄 씨의 얼굴과 몸에 난 타박상 사진을 활동가들이 공개되자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수갑을 찬 사람에 대한 공격”에 연루된 경찰들은 사법 처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켄 씨에 대한 언급 없이 경찰은 지난밤에 불법적으로 집결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후추 스프레이 등 최소한의 공권력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홍콩 주요 4차선 도로의 터널 안에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완전자유직선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집결한 시위대를 향한 이번 경찰의 진압 작전은 2주 넘게 지속된 대치 상황에서 가장 과격했던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위대에 참여한 학생(Danny Chiu, 20)은 “너무 많은 경찰이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을 때렸다…우리는 평화적이었다”고 말하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고 15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애드미랠티 지구에 있는 이 터널은 경찰이 콘크리트 슬래브를 철거한 이후 교통은 정상화됐다.
홍콩 시위자들은 중국 정부가 2017년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에서 후보들을 심사하겠다는 방침의 철회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또한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렁춘잉 현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렁 장관은 중국 정부가 후보 심사 방침을 바꿀 확률은 “거의 제로다”라고 말했다.
시위 지도부는 지난달 28일 비무장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한 이후 평화적 연좌 시위에 모두 200,000명 가량이 참가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14일 전했다.
이번 시위대 구타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2주 넘게 이어가고 있는 홍콩 민주화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