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
‘미생’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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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화 방송으로 벌써 감정이입에 성공

▲ 미생 / ⓒ tvN
‘미생’이 시작부터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지난 10월 17일, 18일 방송된 tvN 드라마 ‘미생’은 시작한지 2회 만에 벌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잡아내며 또 하나의 ‘대박’드라마가 될 조심을 보였다.

‘미생’은 미묘하게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성공시켰는데, 그 방법이 굉장히 세련되었기에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드라마를 끝까지 보는 순간 ‘장그래(임시완 역)’라는 캐릭터를 자신의 과거, 혹은 현재 또는 미래의 모습으로 여길 수 있게 했다.

드라마는 시종일관 담담했다. 장그래의 세계를 뒤흔들 사건은 실제로 봤을 때 그저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사건들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회사에 출근한 장그래는 ‘낙하산’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철저하게 고립되어져 간다. 그리고 그러한 장그래를 버티게 하는 것은 ‘나는 아직 노력하지 않았기에 세상으로 나온거야’라는 혼잣말이다.

장그래는 동료 인턴뿐만 아니라 오상식 과장(이성민 역)에게도 거부를 당한다. 과장은 그래에게 아무것도 못하게끔 한다. 장그래는 ‘기회를 달라’고 말하지만, 오상식은 그 말마저 무시한다. 그리고 장그래는 자신을 대하는 것과 안영이(강소라 역)를 대하는 오상식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것을 본다.

여기서 장그래의 캐릭터는 완벽하게 입체화된다. 그리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마치 ‘자신’을 보는 것과 같은 감정이입을 가능하게 했다. 장그래에게 시청자가 감정이입 된 순간, 보란 듯이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다른 인턴의 심각한 실수가 장그래의 실수로 오해를 받게 된 것이다. 여기서 시청자는 장그래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드라마는 굉장히 영리하게 이 부분을 표현했다. 아무 잘못 없는 장그래가 나도 모르게 안타까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오상식 과장도 눈치 채게끔 했다. 오상식은 장그래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자 함께 술을 마시면서 미안한 마음을 돌려서 표현한다. 그리고 ‘우리 애’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여기서 장그래는 감동을 받는다. 철저하게 고립되고, 혼자 남았던 장그래에게 ‘우리’라는 단어는 한줄기 빛과 같았다. 그리고 이미 장그래에게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은, 장그래가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느끼게 된다.

‘미생’은 세련된 방식으로 강력한 감정이입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의 능숙한 조절은 마치 ‘응답하라 1994’의 성공을 떠오르게 한다. 이대로 조금만 더 드라마가 완성도를 유지한다면, 그리고 몇 가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질 계기만 있다면 미생은 또 다시 10%대의 시청률을 넘어설 수 있는 케이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한편, tvN 드라마 미생은 매주 금요일 8시 10분, 토요일 8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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