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학생 대표와 홍콩 정부 대표가 4주째에 접어든 거리 시위를 종식시킬 합의안을 얻기 위해 드디어 회담이 열렸으나 강조하는 논점의 차이를 드러내며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홍콩 대학생 연합 ‘홍콩전상학생연회’의 알렉스 초우 비서장은 지난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에서 2017년 홍콩행정장관 선거에 홍콩 시민들의 직접 선거를 배제하는 지난 8월의 결정이 홍콩을 “무력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행정장관 후보가 중국 중앙정부의 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을 ‘기름부음’이라고 표현했다. 기름부음은 물체나 사람에 기름을 발라 성별(聖別)시키는 것으로 여기서 기름은 중국 중앙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말한다.
정부 대표로 나온 림스키 위안 홍콩 법무장관은 “몽콕과 애드미랠티 지구 바깥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시민 공천을 주장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집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 회담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학생 대표들의 주장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이번 회담이 TV중계를 통해서 그들의 입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지만 교착 상태를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알자지라가 21일 전했다.
회담 후에 다시 애드미랠티 시위 현장에 나타난 학생 대표들은 회담을 통해 실제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으며 논의 내용에 실망했다며 시위 현장을 계속 지켜달라고 말했다.
한편 렁춘잉 현 행정장관은 이번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홍콩 정부는 유권자들이 행정장관 후보자들을 직접 지명하도록 할 수는 없지만 1,200명의 행정장관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렁 장관은 “추천위원회가 광범위하게 대표될 수 있도록 1,200명을 선출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여지가 있다”며 “그 추천위원회를 더 민주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학생들뿐 아니라 시민 전체와 얘기하고 싶은 안건들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학생‧시민들은 지난달 28일 이후 정부가 후보 심사위원회를 통해 행정장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며 홍콩 도심 세 곳에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