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수익사업 없어…운영자금은 계열사에 의존
일부선 “총수일가 배당위한 차입?” 의혹도 나와
부영이 자금차입을 재개하면서 앞서 제기된 의혹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부영이 계열사로부터 돈까지 빌려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총수일가에 막대한 배당을 해줬다는 의혹이다.

부영이 계열사로부터 자금차입을 재개했다. 약 한 달만에 이뤄진 거래다. 자금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마련이다. 부영이 지주회사로서 수익사업이 없는터라 앞으로도 이러한 자금차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올해만 여덟번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영은 계열사인 동광주택으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65억원을 빌렸다. 연이율은 5.5%고 상환일은 내년 10월 16일이다. 이로써 부영이 올해 낸 자금차입 공시는 만기연장을 포함해 총 8번에 달한다.
부영은 지난달에도 동광주택으로부터 65억원(연이율 5.5%·상환일 내년 9월 16일)을 빌렸다. 그전에는 지분 100%를 보유한 부영주택에게서 잇달아 자금차입을 했다. 부영주택은 올해만 4월 2번(100억원·86억원)을 시작으로, 5월(57억800만원), 6월(56억1100만원), 7월(60억원), 8월(62억원)까지 총 6번 돈을 빌려줬다.
일련의 자금지원은 부영의 성격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영은 지주회사로서 자체 수익사업이 없다. 운영자금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영은 계열사로부터 운영자금을 조달받아 생계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계열사에 의존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와 상통한다.
◇ 돈 빌려 배당?
사실 부영의 자금차입 공시가 주목받는 건, 올해 상반기 계열사 차입건과 관련해 배당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부영은 운영자금이 없어 지난해부터 계열사로부터 잇달아 자금차입을 하면서도 올해 98억원(주당 7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대부분은 93.79% 지분을 소유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2.18% 지분을 소유한 이 회장의 장남 이성훈 전무에게 돌아갔다.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91억9170만원, 이 전무는 2억1300만원이다. 동일인 측에 포함되는 우정학원도 7700만원을 받았다.
논란은 배당이 실시될 쯤 부영이 자금차입을 새로이 하면서 발발됐다. 부영이 총수일가에 대한 배당을 위해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배당금과 차입금 규모도 비슷했다. 부영은 올해 4월 부영주택으로부터 100억원(만기연장 86억원 미포함)을 차입했다.
부영은 당시 2009년 물적분할로 떼어낸 부영주택에서 대규모 지분법이익이 쌓여 배당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자금차입도 운영자금 마련일 뿐 배당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분법이익이 장부상으로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또 부영의 지난해 배당과 자금차입 시기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부영은 지난해(2012회계연도) 98억원을 배당으로 책정했다. 자금차입도 배당지급과 비슷한 시기 이뤄졌다. 부영은 지난해 4월과 5월 부영주택으로부터 각각 86억원, 57억800만원을 빌렸다. 반면 이 회장 부자가 가져간 배당은 올해(약 94억원)와 동일했다.
이처럼 부영이 스스로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배당마저 계속된다면 향후 차입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영은 단기차입금이 2012년 말 325억원에서 2013년 말 715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영주택은 각각 308억원, 696억원을 부담했다.
한편 부영은 지주회사로서 수익 대부분을 지분법이익, 사옥임대 등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892억원, 영업이익은 3801억원, 당기순이익은 3038억원이었다. 또 부영주택은 아파트 공사·분양·임대 등을 주로 사업으로 영위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2929억원, 영업이익 602억원, 당기순이익504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