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4일, 당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혁신과 쇄신, 그리고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부에 남아서 더 강력하게 앞장서 달라는 요청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며 당무 복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사의를 표한데 대해 당 안팎에서 ‘즉흥적이다’ ‘돌발적이다’ 등 비판이 쏟아졌던 것과 관련해 “그건 절대 아니다”며 “대한민국 정치에 대표는 있지만 책임이 없다는 것을 통탄하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7월 전당대회 출마 시 저는 ‘개헌’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낡고 철이 지난 옷을 이제는 갈아입어야 할 때’라고 강조해왔다.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고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경제 살리기’ 또한 저의 흔들림 없는 신념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은 말 그대로 계란을 쌓아 놓은 것과 같은 위기상황”이라며 “정치권은 편을 갈라 발목잡기에 바쁘다. 지독한 진영논리는 우리미래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되겠다 싶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여야가 뜻을 모아 경제살리기에 올인한 뒤,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개헌을 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라며 “저의 사퇴는 바로 이런 상황에 대한 절박한 심정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권의 모습은 여전했다. 민생은 뒷전인 채 여야 간, 당청 간 갈등만 거세질 뿐이었다”며 “경제살리기는 물론이고, 개헌 또한 물 건너가는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약속한 공약이 물거품이 될 운명인데, 행동하지 않고 최고위원직을 누린다는 것은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가치와도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점이 서운하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저의 진심을 알아주리라 믿었다”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저는 복귀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경제도 살리고 개헌도 살리는 길이라면 모든 것을 잃어도 후회하지 않는 길을 가겠다”며 “분명히 말씀드린다. 저에 대한 신뢰와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제살리기와 개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면서도 “그렇지만 한번 도전해보겠다. 부딪치고 설득하고 싸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경제살리기와 개헌 논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김 최고위원은 ▲경제를 죽이는 개헌이 돼서는 안 된다. 경제살리기가 개헌의 필요조건이 돼야 한다 ▲계파중심이나 정략중심의 개헌이 아니라 국민중심의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개헌을 졸속으로 단기간에 매듭지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개헌을 해야 한다 등의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개헌의 내용에 대해서도 ‘변화된 환경에 맞는 국민의 기본권 재정비’, ‘실질적 분권을 위한 지방자치 제도 혁신’, ‘망국적 지역주의를 타파할 선거제도 개정’, ‘평화통일에 대비한 통일헌법의 초석’, ‘실질적 양성평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성의 대표성 제고’ 등을 제시하며 “미래 지향의 개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거듭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경제활성화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지금 국회의 모습으로는 개헌을 할 수도, 할 자격도 없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경제를 살린 다음 개헌을 논의한다면 국민도, 대통령께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기회에 정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봤다. 정치는 신뢰이고 책임”이라며 “약속만하고 책임지지 않는 정치현실 때문에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만 키워왔다는 사실을 우리 정치인들은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