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시간만에 84건의 불임수술
인도에서 가난한 여성들 80여 명이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불임수술을 받다가 적어도 8명이 죽고 수십 명이 중태에 빠지는 대형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일 차티스가르주(州) 빌라스푸르시(市) 외곽의 한 병원에서 불임수술을 받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간 이들 여성들 가운데 수십 명이 몸에 이상이 생겨 구급차에 실려서 개인병원으로 보내졌고 지난 11일 현재 최소한 8~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망의 주요인은 패혈증과 출혈성 쇼크로 이는 너무 많은 피를 흘릴 경우 나타난다고 주 보건 부국장 아마르 싱은 인도트러스트 뉴스통신사에 말했다.
차티스가르주의 의료 최고 책임자인 만달 박사는 “보통 일이 아니다”면서도 피해자들의 시신을 부검해보기 전까지는 뭐가 잘못됐는지 밝히는 것은 사양했다.
집단 불임 시술이 행해졌던 빌라스푸르의 손마니 보라 위원은 아에프페(AFP)에 “수술을 받은 여자들이 10일부터 혈압저하, 구토와 다른 질병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 여성들이 실려간 아폴로 병원의 아르빈드 굽타 원장은 “이들은 모두 같은 증세를 보였다”며 저혈압과 두통, 호흡 장애와 쇼크 증세를 언급했다.
현지 치안판사 파르데시(Siddharth Komal Pardeshi) 씨는 또 다른 17명은 현재 중태라고 말했으며, 이들 여성들이 입원한 한 병원의 의사는 “이들의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혈압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지금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 그 원인을 규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도 민영 엔디티비(NDTV)는 겨우 5시간 안에 84건의 불임수술이 행해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죽은 이들에 대한 부검이 진행 중이다.
빌라스푸르시 손마니 보라 위원은 “10일 이후 64명의 여성들이 여러 병원에 입원했다”고 말했다.
주 당국은 사망자 유족들에게 3,300달러(약 363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디티비는 보건 의료 최고 관료 4명을 정직시켰다고 전했다.
인도정부, 각 주(州)당 불임수술 할당량 지시했나?
차티스가르주 당국은 보건부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사고 조사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하며 “현재는 우리는 이들 여성들에게 알맞은 의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티스가르주의 의사들이 불임수술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만달 박사가 말했다. 그러나 주 보건당국 대변인은 중앙정부가 각 주마다 불임시술 건수를 할당했는지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인도 중앙 정부는 1990년대에 여성 불임수술 할당량을 지시하던 정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급속한 인구 증가로 골머리를 앓아온 인도 정부는 여성과 남성들에게 무료 불임시술을 제공해왔다. 불임 수술은 대부분 여성들이 받았다.
보통 불임수술을 받으면 이들에게 일시불로 10~20달러(약 1만1천~2만2천원) 또는 빈민들의 일주일치 급료 정도가 주어졌다. 아직 빌라스푸르시의 여성들이 불임수술을 받고 돈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구 13억의 인도는 유엔의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 가운데 불임수술을 받는 비율이 37%였다. 중국은 29%였다. 지난 2011~12년에 460만명의 여성들이 불임수술을 받았다고 인도 정부가 밝혔다.
“가난한 여성들에 대한 도살”
여성 활동가들은 보건 당국이 여성들이 다른 형태의 피임을 하도록 유도하지 않고 수술을 받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전(全)인도민주여성연합의 브린다 까라뜨는 “이러한 여성들은 인구수 통제에 대한 달성주의 때문에 피해자가 됐다”고 말하며 주 보건당국 책임자의 사임을 요구했다.
뉴델리의 여성 인권 운동가 란자나 쿠마리는 알자지라에 불임수술이 인도의 가족계획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지만 활동가들은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는 단지 가난한 여성들을 불임수술 캠페인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문제만이 아니라 의료적으로도 아주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이들은 여성, 특히 가난한 여성들을 타겟으로 삼아 가족을 통제하고 아울러 인구를 통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목표는 가난한 여자들이다. 이들은 동물 떼나 무리처럼 끌려와서 불임수술을 받는다. 여성들은 여기 와서 도살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