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당국은 26일(현지시각) 까우룽(九龍) 반도 몽콕(旺角)을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를 완전히 해산할 계획이다.
집행관은 이날 아침 네이선(彌敦) 로드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며 설치한 방책을 제거하라는 법원 명령서를 읽었다.
경찰은 도로교차점에서 시위대를 몰아내고 방책들을 치울 것이라고 홍콩 당국이 전날 발표했다. 홍콩 당국은 또한 법원의 해산 명령을 무시하는 자는 기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콩만컹 총경(總警)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경찰은 시위대가 해산된 도로가 다시는 점거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만일 데모가 발생하면 경찰은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다. 경찰은 사회 질서와 공공의 안전을 회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몽콕은 홍콩섬 애드미럴티(金鐘), 코즈웨이베이와 함께 시위대의 3대 점거 지역의 하나로 시위대와 경찰이나 시위 찬반 세력들 사이의 몸싸움이 빈발한 곳이다.
경찰, 25일 해산 작전 중 116명 체포
‘홍콩장관 사퇴까지 투쟁’ ‘장발’ 의원도 포함
시위대는 전날 밤 몇몇 방책이 제거된 후 노동자들이 밀집한 몽콕 거리에서 경찰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은 몽콕 아가일(亞皆老) 스트리트에서 집행관과 진압경찰들이 5시간이 넘는 진압 작전 중에서 발생했다.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관들은 저녁이 되자 시위대를 철거 예정 지역 밖으로 밀어내면서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 몇몇 시위자들은 우산을 펼쳐 이에 저항했으나 경찰은 진압봉으로 우산을 부쉈다.
경찰은 몽콕 작전에서 시위대 116명을 체포했고 20명의 경관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해산-철거 작전 과정에서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 가운데 ‘장발’로 유명한 렁궈훙(梁國雄) 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 주석도 체포됐다고 ‘케이블뉴스네크워크’가 보도했다. 렁 의원은 지난달 ‘자격상실 행정장관이 사퇴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시민 67%, “당국 시위 끝낼 조치 취해야”
중국이 1997년 홍콩을 이양 받은 후 거의 두 달 동안 벌어지고 있는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가 2017년 홍콩 행정장관을 직접 심사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에 촉발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시위대의 선택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지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법원 명령을 집행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7년 홍콩행정장관을 직접 보통선거로 뽑게 해달라는 시위대의 요구에 귀를 막고 있다.
‘우산운동’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지난 9월 28일 경찰이 우산을 펼친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발사한 이후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17-18일 홍콩 대학이 실시한 조사에서 홍콩 시민 응답자의 68%가 정부는 학생 주도의 시위를 끝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우산운동 내부분열 중’
홍콩 당국은 25일 학생들이 중국의 2017년 홍콩장관 후보 심사 결정 철회라는 요구조건을 포기하면 학생들과 회담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홍콩 2인자 캐리 램 정무사장은 “우리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램 정무사장은 “그러나 시위대가 비현실적인 요구를 계속하면” 대화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우산운동’의 주도세력 중 하나인 홍콩전상학생연합회(학련)은 26일 저녁이나 27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시위 핵심 멤버가 말했다.
몽콕의 한 핵심시위자는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되면 어쩔 도리가 없다”며 ‘우리는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들어줄 행동들에 대해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산운동’ 내부는 현재 더 폭력적인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과격파와 이제는 시위를 끝내야 한다는 종결파로 분열 중이라고 블룸버그가 26일 보도했다. 시위 지도부와 민주파 의원들은 소수 과격파가 지난주 애드미럴티의 입법부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간 것을 두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