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정당성이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가입에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연방의회 2015년 예산 관련 연설에서 러시아는 1994년에 미‧영 양국과 함께 서명한 부다페스트 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련의 행위들은 유럽의 평화 질서에 의혹을 갖게 하며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들이 점령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언급하면서도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고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위기는 군사적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독일은 이 위기에 대해 러시아와의 외교적 해결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독일, ‘우크라이나 지지하나 나토가입은 반대’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정치‧경제적으로 지지한다…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독일 관리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설령 우크라이나가 국민투표를 한다고 해도 가입 여부는 동맹국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한 관리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력은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관리는 미국 대외 전략과 어긋나는 독일 정부의 전략을 논하기 때문에 익명을 요구했다고 미나(MINA)가 26일 전했다.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의 미카엘 그로써 브뢰머 원내총무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현재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25일 밝혔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25일 인터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요 며칠 우크라이나 측에서 도움이 안 되는 많은 성명을 발표했다”고 우회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력을 비판했다. 독일의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도 이번 주 슈피겔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협력 관계는 기대하나 회원가입은 아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 이어 독일이 우크라이나가 28개국 나토 동맹군 가입을 반대하는 것은 지난 8개월 간의 전투로 4,300명 이상이 죽은 우크라이나 내전을 더는 악화시키지 말라는 경고이자 유럽의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지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 부채 해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한편 메르켈 총리는 26일 유럽의 부채 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멀고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을 인용해 SME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연방하원과의 토론회 연설에서 ‘안전 및 성장 협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협약은 유로화의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가입국의 재정적자의 상한선을 GDP의 3%로 정한 협약을 말한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 경제와 관련하여 독일을 “안정과 성장 엔진의 닻”에 비유했으며 독일 정부는 건전한 예산 정책을 지원하고 부채 비율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