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불투명해지면서 20년만에 부분파업을 벌였다.
28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날 오후 1시부터 전체 조합원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앞서 낮 12시30분부터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 앞 도로에서 조합원 3000여명(사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이날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불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임하다 노동자의 경쟁을 부추기는 연봉제까지 실시하려고 한다”며 “37년차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살아가는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측의 말대로 현대중공업은 현재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는 회사가 정당한 노동행위를 탄압하고 경영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기 때문이다. 희망이 없는 회사에서 우리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반드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날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정확한 생산차질액은 집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경영위기 속에서도 약 3400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부담되는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라며 “노조의 파업은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니 노조도 하루빨리 위기극복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사는 이날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53차 본 교섭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으며 28일에도 교섭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28일 오전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파업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중 노사는 지난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6개월 넘게 50여차례에 걸쳐 교섭을 거듭했으나 임금인상 부문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확대 요구안을 비롯해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지난 5일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현행 통상임금 100%+300만원(100%는 회사주식 지급, 통상임금 200만원 미만자는 200만원 기준으로 배정) ▲정기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월차폐지 철회(가급적 전량 사용 원칙), 미사용 연월차 사용은 현행유지(통상임금의 120%)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 및 노조휴양소 건립기금 20억원 출연 등의 내용이 담긴 최종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