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우리은행 인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왔던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꿈이 이번에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신 회장은 올해 초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서 “‘은행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10년 전부터 해왔다”며 ‘교보은행’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 마감일인 28일 오전 11시를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교보생명은 입찰 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주부터 10여일 간 우리은행 지분 인수 입찰 참가를 놓고 계속 혼선을 빚어 왔다. 정례 이사회가 열렸던 지난 18일,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입찰 참가를 포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여러 언론에 보도됐고 보도 직후 교보생명 관계자가 입찰에 참가하기로 확정했다며 오보임을 알려 오보 소동이 일었다.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관계자의 말을 빌린 보도가 엇갈리며 입찰 참가 여부에 대한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오전 교보생명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이날 오전부터 보도되고 있는 일부 언론의 참가 포기 보도를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입찰 참가와 포기 중 결정된 것도 없고 재무적 투자자 모집을 위해 출국한 임원도 오후에 입국한다”며 “입찰 마감 시간에 근접한 오후가 돼야 결론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소수지분 확보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30%의 지분 인수가 무산되면 소수지분 인수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 마감은 이날 오후 5시다.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직·간접적이나마 보인 곳은 교보생명과 중국의 안방보험 둘 뿐인데, 안방보험이 3조원으로 추산되는 높은 매각 대금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가한다 해도 유효 입찰이 성립되지 않는다. 교보생명은 이미 지난 2012년 이같은 이유로 우리은행 민영화에서 KB금융이 발을 빼자 막판에 인수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금융당국도 신 회장 개인이 대주주로 있는 보험사가 은행을 소유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조 7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도 순탄지 않다. 이에 신 회장이 10년간 꿈꿔온 숙원인 ‘교보은행’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이날 오후까지 세간의 관심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