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세계일보>의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하며 강력한 법적조치까지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파장은 오히려 더 크게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28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보도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보도에 나오는 내용은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보도에 나온 ‘공직기강비서실 작성 보고서’와 관련해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문서는 저희들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히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세계일보>가 입수해 보도한 문건이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의미다.
민 대변인은 다만, 청와대에서 가지고 있다는 문서는 ‘감찰 보고서’가 아닌 세간에 떠도는 풍문 등을 모아놓은 정보지에 가깝다고 부연 설명했다.
민 대변인의 이 같은 해명을 두고 야당에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비롯한 문고리 비선실세들이 김기춘 비서실장을 쳐내려했음이 청와대 내부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며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오전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를 부인하려고 기자실을 두 차례 찾았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혼쭐만 났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사태를 진화하려는 민경욱 대변인의 시도는 감추어진 국정농단세력의 실체가 드러난데 대한 청와대의 당혹스러움만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민경욱 대변인은 보고서가 청와대 문건임을 인정하면서도, 내용은 시중의 풍설을 모은 근거 없는 찌라시 수준이라고 강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감찰을 위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곳이라도 됐다는 말이냐”며 “민경욱 대변인은 자신도 설득할 수 없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국민을 호도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과거에도 비선세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찌라시’를 들먹였다고 해서 청와대 내부의 보고서마저 ‘찌라시’라고 강변하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다”면서 “특히 민경욱 대변인이 ‘오늘 안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법으로 겁박해 관련당사자들의 발언과 언론의 추가 보도를 막으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