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화나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좌파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어 5년 집권 연장에는 성공했으나 당선자는 마리화나 법을 수정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일(현지시각) 우루과이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집권당인 중도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의 타바레 바스케스(74)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우루과이는 세 번 연속 좌파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사건을 만들었다. 바스케스 당선자는 내년 3월 1일 대통령에 취임하며 임기는 5년 단임이다.
의사 출신인 바르케스는 2004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해 우루과이 역사상 첫 중도좌파 정권을 출범시켰고 퇴임 당시 70%대의 높은 지지율 속에서 호세 무히카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겼다.
그는 지난달 30일 TV 당선 연설에서 “우루과이 국민들은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권리, 더 좋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시민권에 대해 ‘예’라고 말했다”고 평가했다.
바스케스의 “우루과이는 멈추지 않는다”는 선거공약에서 나타났듯 정부 여당의 정책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 무히카 대통령의 지도 아래 좌파연합은 낙태, 동성 결혼과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개혁을 밀어붙였다. 이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영향을 많이 받아 보수적인 정책 일색이던 우루과이가 정책 기조를 급선회했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던졌다.
이러한 급격한 정책 변화로 우루과이는 군부 독재의 나라라는 이미지에서 탈피, 라틴아메리카에서 진보적인 사회 정책들을 선도하는 나라라는 평판을 받게 됐다.
우루과이는 지난 5월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법을 세계 최초로 공포했다. 이 법에 따라 18세 이상의 국민은 일반 약국에서 마리화나를 1인당 월 40g까지 구매하는 것은 물론 판매와 생산도 가능해졌다.
바스케스는 대통령 첫 임기 동안 금연 운동을 펼친 전력대로 마리화나 법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 법의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루과이의 엘 파이스 신문은 최근 그가 이 법안을 수정하는 가능성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고 CNN이 1일 전했다.
그는 “마리화나 법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엄격하고 매우 면밀하게 조사하고 이 법안을 매우 신중하게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라도 이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체 없이 수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엘 파이스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