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삼성토탈에 이어 삼성테크윈 사원들도 매각 반대 투쟁을 위해 노조 설립을 결의했다.
1일 삼성테크윈 제2사업장 비상대책위원회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에 위치한 회사 정문에서 비대위 총회를 열고 전 사원이 나서 매각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이날 비대위는 매각 반대를 위한 실질적이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투쟁을 벌이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처럼 집단적인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직원과의 상의 없이 경영진이 회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것에 따른 불만 때문이다. 창원 제2사업장은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로, 회사 정문 앞에서 직원들이 모여 집회를 열기는 1977년 창사 이후 처음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이날 총회에는 차가운 날씨에도 직원 800여 명이 모여 “사원 뜻과 무관한 매각을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정문 입구에는 ‘이재용만 자식이냐 우리도 자식이다’, ‘삼성테크윈 한화 매각 결사반대’ 등이라고 쓴 현수막이 걸렸다. 직원들은 직접 만들어온 ‘삼성테크윈 매각반대’라고 쓴 종이를 흔들거나 노동가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정문 입구에 있는 대형 회사 깃발은 조기(弔旗)처럼 내려 걸렸다.
이날 집회에는 자주포 등 방산부품을 생산하는 창원 제3사업장 비대위도 함께 했다. 창원 제3사업장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총회를 열고 노조 설립에 동의한 상태다.
창원 2,3사업장 비대위는 이날 오후 연구개발(R&D) 센터 인력 등이 일하는 판교사업장 비대위 측과 창원에서 만나 범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사업장 비대위 김종일 위원장은 “범비대위는 앞으로 직원들로부터 노조설립 동의서를 받아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노조 설립을 마치고 필요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매각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이사는 전 직원에게 “이번 매각으로 말미암아 상처를 받고 깊은 상실감을 느꼈을 전 임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글을 보냈다. 그는 또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고용안정은 물론 임직원 처우수준도 현재와 같이 유지되고 보장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과 함께 한화에 매각하기로 한 삼성토탈도 지난달 28일 충남 서산시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매각 발표 이후 해당 계열사들에 노조 설립 후폭풍이 일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