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임기를 며칠 남기지 않고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일 저녁 늦은 시간 이 행장은 은행 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이켜 볼 때 맡은 바 소임은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회장 취임시 말씀했던 대로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8일 우리은행 매각이 실패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2014년까지 우리금융 민영화를 달성하겠다고 공표했다. 민영화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임기도 3년이 아니라 1년6개월로 정했다.
그는 임기 내 우리투자증권·아비바생명·저축은행과 우리파이낸셜 등 자회사 매각에는 성공했지만 가장 중요한 은행 민영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 행장은 임기 만료일인 이달 30일 행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행장이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이달 2일 열리는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광구 부행장을 비롯해 이동건 수석부행장 등 전현직 우리은행 내부 출신 인사가 후보 물망에 올라있다.
현재로서는 이광구 부행장이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홍콩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 부행장을 지냈다.
우리은행 행추위는 2일 차기 행장 후보군을 결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차기 은행장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후보군에 대해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