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눈엣가시 장관 2명 해임…조기 총선 요구
이스라엘 총리, 눈엣가시 장관 2명 해임…조기 총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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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현 정국 네타야후 유리…야 중도·좌파 선전 변수
▲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일 의회 해산을 요청하는 TV 담화문을 발표했다. 출처=CNN 화면캡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야후 총리가 2일 TV로 중계된 기자 회견에서 현 내각으로는 국정 운영이 어렵다며 ‘이스라엘’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이 나라를 지도할 수 있는 권한을 확실하게 위임받기 위해 총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는 이날 연설 초두에서 “저는 오늘밤 여러분,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의지한다. 현 상황에서는 현 정부로는 나라를 이끌어나가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제 책무는 국가 안보, 경제 발전, 생계비 인하 등 여러분, 이스라엘 시민들을 돌보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총리는 지난 내각에 대해 언급하며 “결속이 정말 잘 됐다”며 “이스라엘 역사에서 최선의 가장 안정적인 내각이었다”고 말해 현 연립 내각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네타냐후, “앞으로 정부 내의 반대파 불허”

네타냐후 총리는 또 리쿠드당이 충분한 의원수를 확보하지 못한 결과 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리쿠드당은 2013년 1월 총선에서 31석을 얻어 제1당이 됐지만, 120석에 달하는 의회 과반을 훨씬 밑돌아 극우에서 중도까지 이르는 4개 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해야 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기 2시간 전에 야이르 라피드 재무장관과 치피 리브니 법무장관을 해임시켰다고 ‘팔레스타인 뉴스 네트워크’가 3일 밝혔다.

네타야후 총리는 두 장관에게 해고 서한을 전달하라 명하며, “최근 몇 주 동안, 마지막 하루까지 라피드 장관과 리브니 장관은 내가 이끌고 있는 정부를 공격했다. 나는 더는 정부 내의 반대를 용인하지 않겠다, 나는 정부 정책과 그 지도자를 공격하는 장관들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 내부에서는 최근 유대민족 국가법 등을 둘러싸고 의견이 충돌했다. 특히 해임된 두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심하게 공격했다. 또한 총리는 국방 예산 증액, 유대인 정착촌 건설 문제에서도 연립정부의 핵심인 예쉬 아티드당과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라피드 장관과 리브니 장관은 나를 타도하려고 노력했다”며 “정부는 끊임없는 위협과 최후통첩을 받아왔다…선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내부에서 공격받는 정부는 훨씬 더 나쁘다”고 말했다.

연정 붕괴의 현안이 된 ‘유대민족 국가법’은 이스라엘을 유대인을 위한 국가로 명기해 아랍계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법’이라고도 불린다. 유대교 민족주의인 시오니즘 율법에 입각한 입법을 비롯해 공식어에서 아랍어를 제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라피드, “해임은 비겁하고 미친 짓”
2일 여론조사 결과 네타냐후에게 유리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끝맺기 전에 초(超)정통파 정당과의 합의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총리는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 유권자가 리쿠드당에게 투표해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예쉬 아티드당은 라피드 장관의 해임 명령을 하달한 네타냐후 총리에게 국가 운영의 실패라고 비난했다. 라피드 장관은 그의 해임 결정은 “비겁하고 미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라피드 장관은 이어 “총리가 소소한 정치적 이유 때문에 무책임한 결정을 내려 이 나라 경제에 해를 끼칠 불필요한 선거판으로 이끌고 간다는 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내 여러 정파의 지도자들이 3일 차기 총선 일정을 정하기 위해 유리 에델슈타인 의장의 직무실에 모일 것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선거는 지금으로부터 90~150일 기간에 있는 어떤 화요일에 치러지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 야당인 노동당 지도자 아이작 헤어조그와 다른 정당 지도자들은 총선을 내년 3월 10일에 실시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2일 방송된 채널2와 10의 여론조사에서 총리는 바이트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샤스당, 유대교토라연합당과 전 복지·사회서비스부 장관이던 모셰 카론의 신당과 쉽게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금 당장 총선을 실시해도 이들 정당들이 76석(채널2)~78석(채널10) 정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야권 중도 및 좌파 진영이 다가올 총선에서 선전할 경우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등 중동의 정치 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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