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 빅3가 연초 설정한 수주목표달성률이 대우조선해양 ‘청신호’인 반면 현대·삼성중공업은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수주에 허덕이고 있는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빅3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3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중 수주목표달성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105억달러를 수주해 수주목표달성(145억달러) 금액 중 24%가 남은 상황이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60%, 43%로 현 목표 달성률이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 대우조선해양, 목표달성까지 24% 남은 상황
대우조선해양은 올초 수주목표달성 금액은 145억달러로 12월 현재까지 105억달러를 수주해 76%를 달성해 이달 말까지 24%로 채우면 되는 상황이며, 앞으로 진행 중인 러시아 야말프로젝트 추가 수주 및 한국가스공사 LNG선 수주까지 연내에 완료되면 목표 초과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7억달러 규모 육상 원유생산설비, 4억달러 규모 LNG선 2척, 4억5000만달러 규모 컨테이너선 3척 모두를 이달에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러시아 야말프로젝트가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올해 수주한 18척의 LNG선 중 대당 3억달러가 넘는 쇄빙 LNG선이 10척”이라며 “가스운반선 실적 57억달러 중 10척의 쇄빙 LNG선만 32억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선 18척, LPG선 12척 등 가스운반선에서만 57억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LNG선 6척, LPG선 3척 등 9척의 가스운반선을 수주해 15억6000만달러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척수와 금액 모두 3배가 넘는다.
이와 관련 김현 신현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11월까지 78억달러를 수주했다”며 “3%대 영업이익률을 회복했고 실적 안정성이 업종내에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위원도 “이번 실적은 동종사들 어닝쇼크에 따른 시장 우려감을 해소시키는 긍정적인 결과였다”며 “올해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 145억달러 달성가능성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수익 수주분에 대한 매출이 지속되고 있고,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발생가능성이 높아 보여 2015년 상반기까지 저수익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현대·삼성重, 목표수주량 턱없이 ‘부족’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각각 250억달러, 150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설정했지만 현재까지 60%, 36.7%로 때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신규수주는 4분기 72억달러를 더해 올해 전체로는 279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수주목표를 295억6천만달러로 잡았던 현대중공업이 당초 목표치보다 약 5.6%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조선·육상플랜트 부문의 예정원가 상승에 따른 손실로 대규모 영업적자가 났다”며“4분기 이익 개선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나 바닥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해양사업에서의 우발 비용 가능성이 줄었고 육상플랜트 예정원가율을 117~120%로 산정해 예측 가능한 비용을 모두 반영,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이하인 지금 주가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고 상선부문의 마진 회복 신호와 함께 긍정적 접근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설정한 프로젝트에서의 판매관리비, 사업구조 개편 관련 비용 등으로 급격히 이익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주잔고에 포함한 선박 목표수익성을 계산하기 어려워진 데다 신규 경영진의 수주 정책이 확인되지 않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매출 12조4040억원, 영업손실 1조934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5.6%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조선부문과 플랜트부문을 중심으로 한 공사손실충당금이 1조858억원 설정돼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말까지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수주 금액이나 목표달성률보다는 수익성이 있는 알짜 수주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삼성중공업 역시 상황은 여의치 않다. 올초 150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설정한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65억달러, 43.3%의 수주목표달성률을 기록한데 그쳤다.
그나마 3분기까지의 누적 수주액 65억달러(36.7%)의 16%에 달하는 10억6000만달러를 4분기 들어 한달만에 수주해내 목표수주달성률을 40%대까지 겨울 달성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이 연내에 추가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주력사업으로 내세운 해양플랜트 시장 위축과 LNG선 수주실적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3분기 실적에 대해 “드릴십 패키지 장비 입고 지연에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4분기부터는 드릴십 매출이 증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70억∼8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이미 확보해 내년 실적은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수주는 65억 달러로, 회사 측은 올해 목표치인150억 달러에 못 미치는 110억∼120억 달러 수주를 전망하나 이를 위해서는 4분기에50억 달러를 집중해 수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LNG수주 실적은 지난해 14척의 절반인 7척에 불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LNG선 수주에서 지난해에 비해 3배가 넘는 성과를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시사포커스 / 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