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에 이어 또 한번 대박을 예고하고 있는 제일모직이 일반투자자 청약을 앞두고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5만 3천원으로 확정했다.
5일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은 앞서 제시한 4만 5천원~5만 3천원의 희망 공모가를 바탕으로 지난 3~4일 실시한 수요 예측 결과 5만 3천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456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 확정에 따라 공모액은 1조 5237억원으로 결정됐다. 제일모직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 접수를 거쳐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제일모직이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연기금과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200조원에 달하는 기관투자자 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삼성SDS의 453조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기관투자가의 일임 투자액에 대한 대리 청약이 제한된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는 수요예측에 앞서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연기금, 보험사 등이 자산운용사 일임계좌를 통해 공모주를 청약하는 이른바 ‘대리 청약’을 금지한 바 있다. 이는 앞서 진행된 삼성SDS의 수요예측에서 대리 청약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블랙록, 노르웨이정부연기금, 아부다비투자청, 싱가포르투자청, 피델리티, 푸르덴셜, 웰링턴 등이 참가했고, 국내에서도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을 포함한 대다수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나타냈다. 이들 대부분은 희망 공모가 범위인 4만5000~5만3000원의 상단인 5만3000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벌써부터 희망공모가 상단의 2배 수준인 목표주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SDS의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달하는 38만원에 형성된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현재 삼성SDS의 주가는 공모가 19만원의 2배에 가까운 34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으로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을 확률이 높다.
키움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9만1000원, KTB투자증권은 7만원을 내놓았다.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를 합쳐 총기업가치가 10조5000억원가량 될 것이란 분석이 목표주가의 근거다.
한편 수요예측이란 기업공개(IPO)를 할 때 공모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대표주관회사가 공모예정기업의 공모희망가격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수요상황(가격 및 수량 등)을 파악하는 절차를 말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