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과 차가 하나 되는 추억 만들기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여가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 속 여유를 즐기는 웰빙 레저로 오토캠핑이 새로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토캠핑은 말 그대로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야영을 즐기는 레저활동이다.
◆ 오토캠핑, 언제부터···
제2차 세계대전 후 자동차가 급증하면서 미국ㆍ유럽에서 발달한 오토캠핑, 하지만 아직 캠핑카가 널리 보급되지 않고 오토캠핑 인구도 많지 않은 국내에서는 텐트캠핑도 오토캠핑에 포함시켜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는 10여 개 오토캠핑 관련 동호회가 있으며 동호회 회원 50만여 명이 오토캠핑에 푹 빠져 있다.
따뜻한 봄날, 산 밑에 마련된 야영장에 차를 세워두고 캠핑을 즐기는 ‘오토캠핑’, 큰 이동 없이 한곳에서 모닥불도 피우고 텐트에서 자며 자연 속 경험을 할 수 있다.
◆ 추억 만들기, 이것부터 시작
오토캠핑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오토캠핑은 취사도구나 야영 장비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캠핑 생활을 한결 쾌적하게 해준다. 캠핑카에서 생활하거나 자동차를 텐트 옆에 주차해 필요한 것만 꺼내 쓰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차에 보관할 수 있으므로 많은 짐을 여러 번 옮기지 않아도 된다. 캠핑이 끝난 후 물건을 싣고 곧바로 차를 출발시킬 수 있는 등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오토캠핑용 트레일러나 캠핑카 보급이 많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승용차나 다목적차량(SUV)을 많이 이용한다. 승용차를 이용한 캠핑이라면 어떤 차종이든 상관없지만 부피가 큰 장비를 싣고 비포장 길을 달려야 할 때도 있으므로 SUV나 레저용 차량(RV)이 더 편리하다.
취사도구는 버너와 코펠이 기본적인 장비. 버너의 경우 연료에 따라 가스ㆍ휘발유ㆍ석유 버너 등으로 나뉘는데, 이용의 편리성은 가스가 높고 휘발유나 석유 버너는 악천후 속에서도 기능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코펠은 가족수가 3인이라면 4~5인용, 즉 식구 수보다 1~2인용 큰 것으로 장만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유용한 장비는 랜턴과 야외용 접이식 의자, 식탁, 화로 등이다.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의자나 탁자 등의 야외용 가구가 초 미니일 필요가 없다. 접이식 의자는 펼쳐 사용할 때 편안함을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가격은 1만원에서 10만 원 대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식탁은 조립식이나 접이식이 일반적이며 가격대도 다양하다. 화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모닥불을 피워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므로 유용한 장비에 속한다. 국산 3만원부터 수입산 20만 원 대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다. 기본적인 장비 이외에도 그늘막이나 그물 침대, 물통, 톱, 도끼, 망치, 매트 등이 있으면 더 쾌적한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다.
◆ 캠핑카를 빌려보자
자동차를 이용하는 캠핑의 또 다른 방법은 캠핑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캠핑카는 텐트를 싣고 떠나는 방식과 달리 캠핑카 안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침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리빙룸과 테이블, 주방, 샤워실, 화장실, 히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장비를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다. 다만, 워낙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구입보다는 대여를 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캠핑카를 유형별로 보면 버스 형태의 대형 차체에 침실, 주방시설, 리빙룸, 화장실 등 보통의 집과 비슷한 수준의 편의시설을 갖춘 모터홈, 전체적으로 모터 홈과 비슷하지만 공간이 좁은 미니 모터홈, 풀사이즈 밴을 개조해 캠핑카로 꾸민 밴 컨버전, 필요할 때 자동차로 끌고 가 사용하는 캠핑 트레일러, 소형 거주용 장치를 트럭 적재함에 올려 싣고 다니는 트럭 캠퍼, 평소에 접었다가 캠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텐트 트레일러 등이 있다.
◆ 캠핑은 어디로 떠날까, 자동차를 몰고 자연 속으로
오토캠핑의 성패는 장소 선정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잡하지 않으며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이 좋다. 장소를 고를 때는 부대시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토캠핑장의 조건은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과 전기ㆍ식수시설, 화장실 시설이 되어 있는 곳이 좋다. 등산, 낚시, 사이클링, 갯벌 탐사, 유적지 탐사 등을 할 수 있고 어린이들은 캠핑 장 주변 자연에서 동식물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학습을 할 수 있는 곳.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오토캠핑은 도회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넘친다. 이런 기쁨이 기다리고 있는 전국의 유명 오토 캠핑장을 살펴보자.
⇒ 잣나무와 활엽수 어우러진 속리산 사내리 야영장
속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운영하는 곳으로, 잣나무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숲 속에 조성되어 있다. 자연스런 숲과 넓은 캠프장 사이로 승용차도 무난히 오갈 수 있는 길이 나 있어 오토캠핑에 적합한 장소다.
⇒ 번잡하지 않은 백양사 오토캠프장
자연스럽게 조성된 넓은 평지에 듬성듬성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어 자유롭게 캠프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곳. 여러 팀이 동시에 캠핑을 즐겨도 전혀 번잡하지 않을 규모다. 캠프장에서 10분 거리에 백양사가 자리하고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와 주차료, 야영지 사용료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
⇒ 송림 우거진 설악산 장수대야영장
송림이 우거진 장수대 야영장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내 야영장 가운데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곳이다. 설악산 한가운데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소. 2만여㎡에 텐트 400동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규모다.
⇒ 국내 최초 오토 캠핑장, 양양 낙산 자동차 야영장
지난 91년 문을 연 낙산 자동차 야영장은 동해, 뒤에는 설악산이 펼쳐진 최고의 경관이 강점인 국내 최초의 본격 오토캠핑장이다. 일반 캠프장의 경우 차를 주차장에 세워 놓고 따로 텐트를 쳐야 하는 수준이지만 낙산에서는 차 옆에 바로 텐트를 설치할 수 있다.
하루 2천여 명이 야영할 수 있는 1만8000평의 넓은 야영장에 샤워장 화장실 캠프파이어장, 피크닉장, 매점 등 부대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어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다. 야영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관동 팔경 가운데 하나인 의상대와 낙산사, 낙산해수욕장이 있어 다양한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
⇒ 물 좋은 담양 가마골 야영장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곳으로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상설 캠프장이다. 담양호를 끼고 있는 추월산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전남권의 명소인데 산 아래 담양호가 있어 호반의 정취까지 느낄 수 있다.
계곡은 물통골과 가마골이 대표적. 하늘을 가린 듯한 대나무 숲길 너머에 있는 물통골은 인적이 드문데다 물줄기가 시원하다. 물통골 약수는 위장병에 좋다고 소문이 나있다. 가마골은 추월산 용추봉 남쪽에 있는 계곡으로 산책로와 등산로 등이 마련돼 있다. 용연폭포와 용소 등 절경지가 많다. 수용 규모는 400여대로 크지 않으나 시설은 깨끗하고 완벽해 이 지역 오토캠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함허 동천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이곳은 국민관광단지로 조성되던 88년부터 시범야영장으로 문을 열면서 캠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루 1천 2백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수도가 딸린 취사장, 화장실,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놀이마당 잔디밭 다용도 광장도 마련돼 있어 가족 및 단체캠핑에 적합한 곳. 캠핑장 바로 위에 마니산 등산로가 뚫려 있어서 마니산 참성단까지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산행을 하느라 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면 가까운 곳에 있는 동막 해수욕장으로 가서 바다바람에 땀을 식혀보는 것도 좋다.
⇒ 침엽수림 속 유명산 휴양림
경기도 양평군 설악면 유명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오토 캠핑장으로 울창한 침엽수림 속에 터를 닦아 텐트를 칠 수 있게 했다. 유명산 휴양림의 깊은 대자연속에 설치되는 있는 수련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연보호 사상을 고취시키고 호연지기를 키우는 교육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휴양림에는 산막 1동, 야영테크 21개소(40명), 야영장 1개소(1천명), 오토 캠핑장 1개소(250명, 50대), 다목적광장, 캠프파이어장, 체력 단련장, 산림욕장 등의 시설과 취사장, 샤워장, 관리사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장은 2개소로 1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다.
⇒ 신록의 터널 같은 삼봉 휴양림
세구멍에서 솟아나는 탄산약수로 유명한 삼봉약수와 휴양림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험한 비포장 길이었기 때문에 찾기 불편한 곳이었다. 그러나 산림청에서 자연 휴양림을 만들면서 포장길이 뚫려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삼봉약수는 휴양림 입구를 알리는 탑에서 4km 정도 더 들어가야 한다. 국도를 벗어나면서 약수터로 들어가는 십리 길은 전나무 소나무 등 잡목이 우거져 마치 신록의 터널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그리고 길가에는 맑은 개울물이 있어 물소리를 벗 삼아 산책을 할 수 있다.
오토캠핑을 위한 자동차 상식
제대로 알고 떠나야 즐거움이 커진다
자동차에 짐을 싣고 떠나서 차를 이용해 쉴 자리와 잠자리를 마련하는 말 그대로 자동차와 동거 동락하는 레저인 오토캠핑. 어떤 차가 오토캠핑에 적당한 차인지와 그 차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함께 알아보자.
여가 활동 및 오토캠핑에 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동차인 RV는 캠핑카의 개념이 강하지만 구분을 확실히 하면 지프 형이나 왜건형 네바퀴굴림차를 포함시킬 수 있으며 이밖에 레저에 이용할 수 있는 승용차도 포함시킬 수 있다. 이 가운데 레크리에이션 전용차로 많이 쓰이는 네바퀴굴림 타입의 자동차들을 분류상 흔히 MPV(Multi Purpose Vehicle)나 SUV (Sports Utility Vehicle)로 부르기도 한다.
네바퀴굴림차의 매력은 험한 길을 차고 나가는 험로 주파성이다. 흔히 4WHEEL drive의 약자를 써서 4WD라고 쓰는 네바퀴굴림차는 산길이나 눈길 등 험로에서 보통 차들보다 뛰어난 달리기 성능을 발휘하고 빗길 등에서도 안정된 달리기를 자랑한다. 이러한 4WD의 장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RV는 최근 들어 부쩍 관심이 높아진 안전성 문제와 레저 붐을 업고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다양한 기능성이 강조되고 있는 RV는 승용차 고유의 기능성 이외에 다음과 같은 쓰임새를 지니고 있다.
캠핑카 : 우수한 주행 성능과 험로 주파성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오지까지 공략할 수 있다. 자연과 가까이서 대화할 수 있는 조용한 곳까지 접근하기 위한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모빌 하우스 : 차의 실내 공간을 생활 시설로 바꿀 수 있다. 다양한 배열을 할 수 있는 풀 플래트 시트는 간이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성능 좋은 카 오디오는 분위기 있는 실내를 만들어 낸다.
모빌 오피스 : 움직이는 사무실로 기동성이 필요한 기업이나 신문, 방송사 등에 적합하다. 무선 통신 등이 발달함에 따라 이동 사무실로 자동차가 활용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러한 기능성을 지닌 RV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장르에 있어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