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이재오 의원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 “뭔가 숨기려고 하는 게 있으니까 강수를 두는 것”이라고 거듭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정면 겨냥했다.
이재오 의원은 10일 저녁 JTBC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해 “단순히 헛소문에 불과한, 떠돌아다니는 소문을 모아놓은 문건 같으면 고발하고 고소하고 조사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앞서, 9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추진 국민연대’ 출범식에서도 “박 대통령은 찌라시라고 하고 소용없다고 하지만, 찌라시기 헛소문 모아놓은 것이면 그냥 두면 되지 수사를 왜 하느냐”면서 “뭐가 있으니 저 난리를 치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던 바 있다. 이번 정윤회 비선실세 파문에 대해 ‘실체가 있기 때문에 정권 차원에서 숨기려 하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또, 방송 인터뷰에서 검찰 조사에 나섰던 정윤회 씨가 ‘불장난’이라고 표현하며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한데 대해서도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이미 이것이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건 사실 아니냐”며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 파동 자체가 정국을 혼란에 빠뜨린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 자신도 이명박 정부 시절 권력의 2인자 실세로 불렸던데 대해서는 “저도 실세다 뭐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허황된 소문도 많이 떠돌고 유언비어도 많이 떠돌고 하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단순히 그런 소문은 금방 사그라진다. 그렇게 소란스럽게 끌고 갈 것도 아니고 소문 몇 번 나다 만다”고 지금 정윤회 씨 문제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거듭 “그런 (소문) 한두 번 돌다가 마는데, 그런 걸 가지고 고소하고 고발하고 이렇게 자꾸 신문에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할 필요가 없다”며 “그냥 놔두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지금 이 정권은 이미 한계점을 갖고 이 사건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 이 사건을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면 정권의 도덕성이나 신뢰성이 무너진다고 보는 것 아니냐”면서 “그러니까 강수를 두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정권은 그렇게 해서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들어서는 정권이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지 않냐”며 “역대 정권 내려오면서 계속 실세논란, 비선논란 이런 일이 있어왔다. 그러면 다음 해에 들어서는 정권이라고 이런 일에 휩싸이지 않으라는 법이 없지 않냐”고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의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개헌 전도사로 통하는 이 의원은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함으로써, 이 같은 비선실세 논란이 방지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을 펼치며 조속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