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호 조현아 부녀가 ‘땅콩회항’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나섰으나, 비난 여론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시로 해당 비행기에서 내린 사무장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돼 ‘갑질 논란’은 더욱 들끓었다.
12일 방영된 <KBS1 9시 뉴스>에 따르면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땅콩을 제공하려던 여 승무원을 대신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자신이 용서를 구했다”면서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심한 욕설을 하며 매뉴얼 내용이 담겨있는 케이스 모서리로 자신의 손등을 수차례 찍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그 모욕감과 인간적인 치욕은 겪어보지 않은 분은 모를 것이다”라면서 “(조 전 부사장이) ‘당장 연락해서 비행기 세워, 나 이 비행기 못 가게 할 거야’라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제가 감히 오너의 따님인 그분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언론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자 대한항공 직원 대여섯 명이 거의 매일 집에 찾아와 ‘사무장인 자신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해 조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라고 진술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8일 국토부로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엔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 기장과 사무장이라 조사라고 해봐야 회사측과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회사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나와 내 동료인 승무원에 대한 배려나 미안함 등 품어주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조현아 전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교육을 잘못 시켰다, 저의 잘못”이라고 고개숙여 사과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도 이날 국토교통부의 사실조사를 받기 위해 김포공항 인근의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견과류를 서비스한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말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