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외자유치 등에 업고 지지율 상승
손학규 경기지사는 10일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올바른 정치"라며 "최근 말과 이미지 정치가 판을 치고 있지만 이미지 정치로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이날 '100번째 외국기업투자유치' 성공 이후 파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국민은 낡은 진보가 아니라 경제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한 실력을 갖춘 인물을 지도자로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짐 콜린스의 '21세기형 리더십론'을 인용, "지도자는 쇼를 하는 말이 아니라 쟁기를 끄는 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사실 한나라당 대권 후보로 꾸준하게 거론은 되고 있었지만 당 후보 중에서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오랫동안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양강 구도 아래서 소외되어 있었다. 분류는 되고 있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손 지사가 다른 대권 주자보다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경기도에 있으면서 중앙 언론으로부터 소외되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계속 순위표 밑을 장식하고 있는 지지율도 손 지사를 작아 보이게 만들었다. 그런 손지사가 최근 대세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지율이 마의 2% 벽을 넘어서고 있고,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의 악재가 터지면서 손 지사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손 지사와 마음이 통하는 소장파 의원들과의 연대설도 흘러나오고 있어 수면 아래에 있던 손 지사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지지율의 계속된 상승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손 지사는 제트기류를 탄 듯 꼴찌 탈출을 넘어 그동안 지지율 탄탄대로를 걸었던 타 후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지율이 마의 2% 벽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마의 2% 벽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27일부터 3월말까지 광주일보, 조선일보, 리얼미터, 리서치앤리서치, 한국경제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손 지사의 지지율은 0.7~2%를 오갔다. 그러던 그의 지지율은 4월7일 내일신문 여론조사에서 2.7%를 기록했고, 리얼미터 조사 결과 8일 2.1%, 14일 2.8%, 21일 2.5%를 기록하면서 마의 2%의 벽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아무튼 바람은 분 것 같다는 말이 무색치 않을 정도로 손 지사의 지지율은 심상치 않다. 또한 정치부 기자들의 대선주자 호응도에서는 고건 전 총리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물론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이번 지지율의 변화 움직임은 ‘이미지’ 정치가 아닌 각고의 노력을 기반으로 한 ‘공약 실천’과 ‘경제 발전’ 성과가 밑거름이 된 것이어서 이제부터 손 지사의 급부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한 네티즌은 “그동안 다른 대권주자들에 비해 손 지사가 다소 빛을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단순히 이미지만 부각한 거품이 아닌 내실을 다져온 그간의 노고가 이제서 서서히 빛을 발하는 듯하다”며 지지율 성장 요인을 피력했다. 아무튼 손 지사의 심상치 않은 지지율 변화는 향후 정치구도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듯 하다. 손 지사는 최근 이명박 시장이 황제 테니스 곤욕을 치를 때 함께 등산가서 위로해 주고 싶다는 말로 지지율 1위인 이 시장을 배려한 바 있다. 지지율 변동으로 인해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판단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과 지지자들은 “이제야 세상이 사람을 알아보는 것 같다. 공정한 룰로 싸우면 해볼만 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선 주자들의 악재
한나라당 대권경쟁에서 뒤쳐져 있던 손 지사가 이처럼 반전을 하게 된 이유에는 우선 주변의 호재에서 찾을 수 있다. 경기지사로 있으면서 지방선거에서의 운신의 폭이 넒은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선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차기 유력한 대선 후보주자였던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른바 ‘황제테니스’로 문제가 발생했고, 박근혜 대표는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과 지방선거라는 큰 짐을 지고 있어 여의치 않다. 여당도 마찬가지 경우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역시 지방선거에 몰입하느라 대외활동에 대한 운신의 폭이 그리 넓은 편이 아니다. 이해찬 전 총리는 부적절한 행동으로 낙마했고, 김근태 최고위원 역시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으나 그리 자유롭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잠재적 대선후보인 고건 전 총리는 아직 뚜렷한 움직임 없이 주변의 얘기만 불거져 나오고 있다. 만에 하나 한나라당이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패한다면 당내 소장파들과의 연대에 힘이 붙어 당 채질개선을 매진 외치며 전면에 나설 수 있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을 둘러싼 어수선한 정국도 손지사가 반사이익을 얻도록 돕고 있다. 김덕룡, 박성범 두 의원의 공천 비리로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은 박 대표나 황제 테니스 파문의 어두운 잔상을 채 털어내지 못한 이시장이 주춤한 사이 손 지사의 안정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100번째 외자유치 성공
민선 3기 경기도 지사로 취임한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취임전 약속을 한가지 했었다. 자신의 임기 내에 외자유치 100개를 달성한다는 원대한 목표였다. 이 공약을 지키기 위해 손 지사는 외국을 발로 직접 뛰며 투자유치를 위해 온 정성을 다했다. 또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시대에 전국 일자리 중 57%를 제공해 실업퇴치에도 혁혁한 공로를 남겼다. 지난 10일 드디어 외자유치 100개를 달성했다. 손 지사는 이날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서 외국기업 100개 유치를 기념해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첨단기업 100개 유치는 1만개 유치를 위한 출발이며 5만 일자리는 100만 일자리를 위한 출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특히 "첨단기업 유치를 통해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기초를 다지고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에게 희망을 준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저와 함께 낯선 외국의 길거리에서 잠을 못자고 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밤낮 없이 고생하는 공무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첨단기업 성공 비결에 대해 "끊임없는 노력과 땀"이라며 "실력과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하나 둘씩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게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말, 얼굴, 이미지가 판을 친다"며 "말이 아닌 땀으로, 얼굴 아닌 실력으로, 이미지 아닌 실천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게 정치여야 한다"고 최근의 '색깔'정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손 지사는 자신의 낮은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나라를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 실천을 보면 알 수 있다"며 "21세기형 지도자는 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져 추구하는 실사구시 지도자로 그것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기지사 취임 시 약속했던 100번째 투자 유치 성공적 돌파는 경기도민들에게 신뢰를 주기 충분했고, 나아가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정치인임을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습격자’ 박지성이 팀의 100번째 골을 넣자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손 지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이 일은 중앙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던 손 지사를 국민들 앞에 내놓는 계기가 됐다.
◆소장파와의 연대
지난 25일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나라당에서 소장파들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경선 직전의 판도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홍준표 후보를 박근혜 대표는 맹형구 후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소장파와 손 지사가 지지하는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경선으로 점점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소장파는 손학규 지사와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도 정리도 됐고, 합의도 거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수요모임의 박형준 의원은 “손 지사를 대선 후보로 지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지만 전당 대회 까지는 같이 갈 것이다”고 밝혔다. 위기의 순간에 당 대표를 맡아 여성의 삼세함으로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는 박근혜 대표나, 청계천 복원 등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시장과 비교하면 손 지사의 기반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이제 6월이면 경기도 지사를 물러나고 당으로 복귀하는 손 지사에게 소장파 의원들과의 연대는 그에게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 된다. 현재 소장파들이 지지하는 의원들은 모두 경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은 호랑이처럼 예리한 눈으로 보되, 행보는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한다는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논할 때 항상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노 대통령 보다 손 지사의 행보에 호시우행의 말이 떠오른다. 손 지사는 호시우행한 행정가의 범주에 속한다. 그 동안에 그가 일한 ‘결과물’들이 이를 말해준다. 한 네티즌은 그의 지지율 변동폭을 접하며 “지렛대로 무언가를 들어올린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표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손학규의 바람은 일회성은 아닌 것 같다. 벽돌 한장 한장 씩 쌓아올린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보상일 수 있다”며 “이미지에 실증을 느낀 국민들에게 손 지사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는 정치가 더 크게 와 닿게 됐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외자유치 100개, 총 13조라는 거액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또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시대에 전국 일자리 중 57%를 제공해 실업퇴치에도 혁혁한 공로를 남겼다.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찬반 논란은 있지만 영어마을도 손학규 지사의 결과물 중에 하나다. 어쨌든 영어마을은 국제화 시대에 참신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직접 유럽을 방문해 2천5백억원 외자를 유치한 것이다. 갖은 구설수만 낳았던 이명박 서울시장의 미국 방문과 달리 손 지사의 유럽 방문은 그의 투자 유치 실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진정한 메니페스토 운동을 보여줬던 손학규 경기지사의 대선을 향한 행보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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