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스코플랜텍 3천억대 유상증자 보류
포스코, 포스코플랜텍 3천억대 유상증자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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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한 사외이사들, 근본적 해법 요구
▲ 포스코(사장 권오준·사진)가 자회사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3천억원대의 유상증자를 보류했다. ⓒ뉴시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회사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에 포스코가 참여하는 안건이 이사회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혀 보류됐다.

포스코는 지난 12일 12월 정기 이사회를 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플랜트부품 제조 계열사 포스코플랜택을 지원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이사회의 허가를 얻지 못해 보류됐다.

앞서 전날인 11일 한국거래소는 포스코에 포스코플랜텍의 유상증자 참여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포스코는 “참여를 검토중에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포스코플랜택 역시 “유상증자를 계획중이나 규모, 시기, 참여자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해당 안건의 보류는 7명의 사외이사 중 일부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외이사는 “3000억원을 지원하면 포스코플랜택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확신하느냐”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시간의 격론 끝에도 결론이 나지 않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창희 사외이사는 보류를 선언하고 “자료를 더 보완해 검토한 뒤 회의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포스코 이사회에서 상정된 안건이 보류된 것은 2008년 12월 이후 6년 만이다. 포스코그룹의 자본력은 3000억원 정도의 출자는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고 할 수 있으나 문제는 포스코플랜택에 대한 지원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포스코플랜택에는 이미 2010년부터 4년간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포스코플랜텍은 성진지오텍을 2010년 포스코가 인수한 뒤 기존에 있던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해 만든 회사다. 포스코(34.52%), 포스코건설(7.43%)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이 41.95% 지분을 갖고 있다. 조선·해양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면서 부품 수요가 급감하고 저유가로 인해 발주가 자취를 감추면서 포스코플랜텍의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의 부채비율은 700%를 넘어서고 있고, 영업손실이 지난해 630억원에 이어 올해는 3분기 말 기준으로 60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2012년 7084억원을 정점으로 지난해 6034억원, 올해 3분기 말 4774억원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사외이사들은 추가 유상증자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유상증자 결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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