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식물인간 이등병’ 재수사…“집단폭행 없었다”
軍, ‘식물인간 이등병’ 재수사…“집단폭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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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관 자문결과, 발병 당시 외상에 대한 증거 없다”
▲ 1년7개월간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은 15사단 구 이병(22) 사건에 대해 육군이 재수사한 결과 집단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육군은 자대배치 19일만에 쓰러져 1년7개월간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은 15사단 구 이병(22) 사건 재수사 결과 집단폭행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17일 중앙수사단장인 임석현 대령은 언론브리핑에서 “구 이병과 함께 취사도우미를 지원한 병사들과 구 이병을 치료한 의무병과 군의관, 춘천성심병원 의사 등의 진술 등을 분석해 볼 때 집단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육군은 구 이병 관련 각종 의혹 등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중앙수사단장 등 22명으로 수사본부를 편성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분당 서울대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등과 협업해 약 1개월간 재수사를 진행했다.

특히 재수사는 구 이병의 후두부 상흔 발생경위와 구 이병 폭행 및 동선, 그리고 헌병의 초동수사 부실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구 이병 측이 뒤통수 상처가 구타에 의한 상처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임 대령은 “춘천성심병원의 의료기록과 구 이병 가족 등이 촬영한 상흔사진을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와 성형외과에 자문을 의뢰해 ‘발병은 선천성 질환인 뇌동정맥기형 출혈에 의해 발생했고 발병당시 외상에 대한 증거는 없으며 상흔은 입원 후 발생한 욕창’이라는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대령은 폭행여부에 대해 최초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이 국과수 거짓말탐지 검사를 실시한 결과, 2명은 ‘폭행 없음’에 해당하는 ‘진실’로 나타나고 1명만 ‘거짓’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거짓 반응자에 대한 최면검사 및 2회에 걸친 재수사 결과 ‘동기생이 구 이병에게 ‘딱밤’을 때리는 것을 목격한 상황을 상기하면서 거짓말탐지 검사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헌병의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상적인 초동수사를 실시했다”며 “당시 사단 헌병대는 수사과장 등 3명이 해당부대로 출동해 폭행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기명 설문수리 및 동기생 개별면담을 실시하고 이후 현장재연과 관계자 수사, 수사설명회, 그리고 증거물의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의뢰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육군은 향후 관련자들이 민간 수사기관에 고소 등 법적대응을 취할 경우 공조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구 이병은 지난 2012년 2월 자대에 배치됐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1년7개월이나 지난 2013년 9월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찾아 ‘선임병들에게 구타를 당해 쓰러졌다’고 폭로했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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