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法, “하마스 EU 테러조직 명단에서 빼야”
유럽法, “하마스 EU 테러조직 명단에서 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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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야당 “리쿠드당의 외교 붕괴 결과” 맹비난

유럽연합(EU) 일반법원(General Court)은 1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EU가 금지한 테러 조직 명단에서 빼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001년에 작성된 기존 테러리스트 명단은 권위 있는 기관의 조사 및 확인을 거친 합법적인 판단이 아니라 언론과 인터넷에 유포된 정보로부터 취합해 나온 판단이라며 이같이 판시했다.

법원은 그러나 이번 판결은 순전히 ‘기술적 문제’이며 하마스가 테러단체인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EU의 이러한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총리는 하마스를 다시 테러조직 명단에 넣을 것을 요구하며 “우리는 하마스를 테러 조직에서 삭제하는 것이 ‘기술적 문제’라는 EU 설명이 불만이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방송 ‘아루츠 쉐바’가 18일 전했다.

그는 이어 “하마스는 그 헌장에 이스라엘의 파괴가 목표라고 명시하고 있는 살인 테러 조직이다”며 “우리는 끝까지 굳세게 하마스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도록 맞서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야당인 노동당은 EU의 이번 결정에 불만을 나타냈지만 그 이상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여당인 리쿠드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노동당은 성명을 통해 유럽의 이번 결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이것은 이스라엘 국가를 망치고 있는 외교 붕괴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책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노동당은 이어 “비비(네타냐후 총리 애칭)는 외교와 경제에서 실패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이미 이를 잘 알고 있고 곧 이 실패한 극단주의 정부를 시오니스트 진영이 이끄는 정부, 곧 이스라엘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며 국익을 보호할 정부로 교체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라엘 우익연합여당인 리쿠드당은 노동당 당수인 헤어조그의 “경험 부족이 그를 이렇게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반응하게 했다”고 되받아쳤다.

리쿠드당은 “총리를 공격할 게 아니라 하마스를 인정하고 이스라엘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유럽을 비판하는 게 적절한 처신이다”고 말했다.

한편 당사자인 하마스는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하마스의 릴리안 글록 변호인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지난 2001년 이후 하마스와 하마스 내 무장세력에게 취해졌던 제재가 모두 취소되는 한편 전세계에 하마스가 합법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대표는 “하마스는 저항운동 조직이며 국제법과 규범에 따라 당연히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EU 일부에서는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마야 코치얀치치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는 앞으로도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를 비롯해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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