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퍄오춘펑·55·중국동포)의 살해동기가 동거녀 김모(48·여·중국동포)씨 가족 부양문제와 금전적 어려움에 따른 갈등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박성주 수사본부 부본부장은 “박씨는 김씨가 만나주지 않고 김씨 가족과의 갈등 등으로 김씨를 살해했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올 4월부터 수원시 매교동 3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 짐에서 김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 10월28일 김씨가 언니(51)집에서 생활하던 어머니(83)를 데려왔고, 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부양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등이 겹쳐 갈등이 커졌고, 박씨가 지난달 4일 김씨 얼굴을 때리는 등 가정폭력이 발생했다. 이일로 김씨는 언니 집으로 가버렸다.
박춘봉은 경찰조사에서 “김씨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다퉜고 언니 집으로 간 뒤 만나주지 않았다”면서 “지난달 26일 김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박춘봉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21분께 매교동 집에 김씨와 함께 들어갔다가 15분 뒤 혼자 나와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운 뒤 인근 시장에서 비닐봉투와 캐리어 가방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박씨가 김씨를 살해하고 시신 훼손과 유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박씨는 사건 당일 오후 7시쯤 팔달산을 다녀온 뒤 오후 10시께 수원역 인근 여인숙에서 잠을 잤다. 다음 날(27일) 매교동 집으로 돌아와 시신을 훼손, 오목천동 야산 등 2곳에 일부 시신을 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28일까지 가방에 남은 시신을 담아 가계약해둔 수원시 교동 월세방으로 옮겨 시신을 추가 훼손했고 수원천 등 3곳에 나머지 시신을 유기했다.
시신을 옮긴 시점에 대한 박씨의 진술은 27일 밤과 28일 오전을 두고 진술을 번복했다.
시신을 교동 집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 박씨는 “매교동 집 주인이 언제 (집으로) 들어올지 불안했다”고 진술했다.
박 부본부장은 “박씨는 지난달 22일, 23일 새로 집(교동)을 알아봤고 25일 부동산 직원과 통화해 26일 집을 보러가기로 했다”며 “한 달에 100만~220만원 받는 박씨가 같은 기간에 월세방 등 3곳을 70만원가량에 계약한 것은 계획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부본부장은 “교동 집은 전 주거지(매교동)보다 화장실이 넓다”면서 “박씨가 화장실을 보고 계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동 집 화장실은 시신 훼손이 이뤄진 장소다.
또 박 부본부장은 “박씨의 휴대전화와 인근 CCTV 분석 등을 해서 박씨가 최근 1년동안 김씨를 제외하고 조선족 여성 3명을 더 만났는데 모두 생존이 확인됐다”고 말했다.경찰은 박씨의 중국 내 범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인터폴에 국제공조를 요청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시사포커스/ 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