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금리 인상 인내”…세계시장 ‘안도’
옐런 “금리 인상 인내”…세계시장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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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 기간’ 문구 ‘인내심’으로 대체…금리 인상 4월 이후 될 듯
▲ 올해 마지막 FOMC에서 금리 인상이 4월 이후로 제시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돼 세계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블룸버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워온 전세계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성명서 결과에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18일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하 연준)는 연 0~0.25%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그간 꾸준히 활용돼 온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이라는 표현을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can be patient)로 교체했다.

이날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세계 시장에서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문구가 삭제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에 금리 인상이 눈앞에 다가올 것이라는 우려가 새어나와 신흥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FOMC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 바 있다.

하지만 예상대로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은 삭제됐으나 연준은 이를 ‘인내심’으로 교체했다. 이날 발표된 FOMC의 12월 성명문은 “위원회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하는 데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양적 완화 종료에 이은 금리 인상 등)를 시작하는 데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은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켰다.

‘인내심’이라는 문구는 2004년 금리 인상 5개월 전에 나온 후 11여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표현이다. 이에 조만간의 금리 인상은 확정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준은 적어도 그 시기가 당장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재닌 옐런 FRB 의장은 이날 ‘인내심’의 의미를 묻는 말에 ‘두 번 정도의 회의’라고 답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인내심’의 의미는 대략 3~4개월 정도를 뜻하는 셈이다.

다음 FOMC는 내년 1월 말로 예정돼 있고 그 다음은 3월 중순 경이다. 두 번의 회의를 거치고 난 후 열리는 세 번째 회의는 4월 말로 예정돼 있다. 결국 적어도 4개월 이상은 금리 인상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여기에 보통 금리 인상은 경제전망 수정과 기자회견이 있는 시점인 3, 6, 9, 12월에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볼 때 빨라야 6월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이 없는 회의에도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같은 추측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은 FOMC 위원들 사이에서 내년 중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데에 대해 이견의 여지가 적었다며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온갖 추측만 난무했던 시장의 분위기는 이날 FOMC 성명서의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축배를 들고 있다.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달러화는 이틀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증시 역시 일제히 상승해 18일 일본 증시가 2.3% 상승한 것을 비롯, 대만(0.5%), 인도네시아(1.5%), 인도(1.6%), 홍콩(1.1%) 등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유럽 증시도 독일·프랑스·이탈리아가 2% 이상, 영국이 1% 이상 상승하며 유가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유가도 2% 이상 상승하며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 붕괴 조짐마저 보이던 러시아 금융시장도 패닉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 증시(RTS지수)는 17일 14% 폭등한 데 이어 18일에도 7% 이상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80루블 선을 넘어서면서 폭락했던 루블화 가치도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도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인 18일 제일모직에 쏠린 거래분이 반영되지 않아 10여개월만에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19일 32포인트나 오른 1929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외국인은 18일 5000억원대를 매도하는 등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어 금리 인상 여파로 신흥국 리스크에 동조되고 있으나 제일모직 효과로 상쇄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착수가 머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이번 FOMC는 연준의 불확실성을 낮춰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무엇보다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해줬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준 의장이 인내심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줬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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