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미국의 소니픽처스社에 대해 사이버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은 받은 만큼 응답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겨냥해 “그들은 많은 손실을 초래했다. 우리는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선택하는 시간과 장소,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다양한 옵션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경 대처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이날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소니픽처스에 대해서도 “영화 ‘인터뷰’ 개봉을 취소하는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딘가에 있는 독재자가 미국에 대해 검열을 가하려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 수 없다”며 “만일 소니가 내게 먼저 물어봤다면 이런 종류의 위협과 공격에 계속 위협을 받는 것에 빠져들지 말라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요즘 사이버 공간은 마치 황량한 서부와 같다”면서 “의회가 행정부와 함께 사이버 안보를 위해 협력해주길 바라고 더 넓은 관점에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보다 분명한 사이버 규정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기자회견은 이날 오전 FBI가 성명을 내 “지금까지 조사결과 북한이 이번 해킹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북한의 범행으로 결론 낸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진 일이라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 속보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위협(threat)은 FBI가 소니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광범위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라며 “(대통령이) 미국을 목표로 한 외국의 고의적 공격을 공개 비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FBI는 북한이 지난해 남한의 금융전산망과 언론사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했을 때와 유사한 악성코드와 암호화된 알고리즘 데이터, IP주소 등의 증거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북한은 미국의 기업에 중대한 피해를 끼치고 미국 시민들이 표현할 권리를 압제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소니픽처스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내용의 영화 <인터뷰>를 제작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두고 북한은 그동안 소니에 끊임없는 위협과 경고를 보내왔던 바 있다. 소니픽처스는 결국 테러 위협 등의 이유로 영화 개봉을 전격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