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잘 시간에 전자책을 보게 되면 수면에 방해가 돼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실험 자원자들을 둘로 나눠 5일 연속 잠자기 전에 오후 6시~10시까지 4시간 동안 각각 종이책과 전자책을 읽게 해서 그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자책을 볼 경우 잠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수면의 질도 나빠 다음날 더 피곤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저녁이나 밤에는 빛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 몸은 체내 시계에 따라 낮과 밤의 리듬에 맞춰져 있다. 체내 시계는 빛을 통해 낮과 밤을 인지한다. 그런데 스마트폰, 태블릿과 LED 조명에서 나오는 푸른 빛 파장은 체내 시계의 자연스런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밤의 푸른 빛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것으로 나왔다. 실험 자원자들의 혈액 샘플을 조사해 보니 전자책을 본 피실험자의 경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이 감소됐다. 또한 전자책을 읽을 경우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만 아니라 숙면을 취할 수 없었고 다음날 아침 더 피곤했다.
수석 연구원인 찰스 차이슬러 교수는 비비시(BBC) 뉴스 웹사이트에 “대부분의 전자책에서 방출되는 빛은 직접적으로 읽는 이의 눈 속으로 들어간다. 반면 인쇄된 책이나 초창기 킨들을 볼 경우 독자들은 단지 책 페이지에 반사된 빛에만 노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빛이 방출되는 전자책을 읽은 실험 자원자들에게서 나타난 멜라토닌 억제 현상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서리(Surrey) 대학에서 몸에 대한 빛의 영향을 연구하는 빅토리아 레벨 박사는 비비시에 “이는 매우 훌륭한 연구이고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특히 밤늦게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는 10대들에게 밤에는 (빛이 방출되는 전자책) 사용을 최소화하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 결핍 내지 숙면 부족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이슬러 교수는 “수면 결핍은 심혈관계 질환,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 질환 및 암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립학술원회보(PNAS)’에 실렸다고 비비시가 23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