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는 정말 보복 당했나?
이정희는 정말 보복 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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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민들은 지난 대선 당시 대선후보 TV토론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코미디 프로그램 등 수없이 많은 곳에서 패러디 되며 한때 유행처럼 번지기까지 했었던, 바로 前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발언이었다. 통합진보당의 대선 후보로 TV토론에 나섰던 이정희 대표가 ‘대선에 왜 나왔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나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돌발적 답변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2년 후인 지금 상황은 이정희 대표의 완패가 되고 말았다. 상대의 문제점만 눈에 보이고 자신의 더 큰 문제점은 고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이정희 대표는 냉혹한 법의 심판대 위에서 ‘정치적 사형’을 선고받고 말았다. 2012년 12월 4일 밤, 생방송으로 전 국민에게 전달됐던 왜곡된 그의 정치 목표는 2년이 지난 지금 처절한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12월 19일, 그런 마타도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꼭 2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이런 전력이 있다 보니, 이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박근혜 대통령의 보복에 따른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이정희 전 대표는 검찰이 통합진보당 당원들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 “보복은 저 하나로 끝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정희 전 대표는 “합법적 공개적으로 15년 활동해온 정당을 강제해산시킨 것도 모자라 진보당 자체를 반국가단체 이적단체로 몰고 10만 당원을 처벌하려는 것이냐”며 “저는 패배한 사람으로서 어떤 책임도 모두 감내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를 공안광풍에 몰아넣지는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 결정과 검찰의 국가보안법 적용 검토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진보진영에 보복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만들어 진실인 것처럼 만들어버린 것이다. 어떻게든 지금 상황을 박근혜 대통령의 치졸한 정치보복 탓으로 돌려 여론을 호도해 보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여론을 호도하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그가 한 편으로는 딱해 보이기도 한다. 왜 헌법재판관 9명 중 무려 8명이나 해산 결정을 인용했는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자기 고민도 없이 무조건 정치 보복으로 남 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앞서 비례대표 부정경선 문제로 이미 도덕성에 큰 흠결을 가지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심상정-노회찬-유시민-천호선 등의 세력이 분파돼 정의당을 새롭게 창당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후로도 통합진보당은 별다른 자기 쇄신이 없었다. 그리고 ‘이석기 내란음모’라는 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끊임없이 이어지는 논란과 충격적 사태 속에서 통합진보당은 무엇을 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이들은 남 탓만을 해오지 않았던가? 자신들이 한 일은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인정조차 하지 않더니 심지어는 헌법재판소의 8 vs 1 압도적인 결정마저도 부정하고 있다.

이정희 전 대표가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어디 단 한 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던가? 박근혜 정권을 규탄한다는 목소리만, 정치 보복을 당했다는 불만만, 헌법재판소가 무능하고 보수 편파적이라는 비난만 쏟아냈을 뿐 끝까지 자신의 모습은 돌아보지 않았다.

이정희 전 대표를 비롯해 통합진보당 세력은 이번을 계기로 뼈아프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찬성한다는 국민 여론이 60%대를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해산을 결정하기 이전에 국민으로부터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았었다는 의미다. 왜 다수의 국민들이 통합진보당을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 생각하고 있었는지 반성부터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 다시 어떤 모습으로 활동하고 살아갈지, 또 다시 정치 활동을 재개하려고 꿈틀거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무엇을 하든 중요한 것은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과를 탓하고 남을 탓하기 전에,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내가 먼저 무엇을 잘못해왔던 것인지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비전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던 이정희 대표. 헌법재판소가 그의 정치적 사형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국민들이 이미 ‘정치적 사형’을 선고했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박강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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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아맘 2014-12-26 14:57:24
통진당 해산에 찬성합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통진당 운영되었다는게 아깝다. 이정회와 통진당이 우리 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싱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