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소품 제작에만 총제작비의 3/1 소요
영화'국경의 남쪽'이 내놓은 평양시가지 사진들은 평양시가지가 얼마만큼 리얼하고 섬세하게 재현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영화의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영화'국경의 남쪽' 제작진은 영화 촬영 전, 탈북자를 다룬 영화라는 이유로 북한과 중국에서의 촬영허가를 받지 못하고 결국 탈북자 출신의 연출부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북한과 조금씩 닮은 곳을 찾아내었고, 사실적인 평양 시가지 장면을 위해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도 받았다.
영화 속의 평양대극장에서 북한 5대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 공연으로 평양 만수예술단 호른연주자인 선호(차승원)가 탈북 직전 평양 대극장에서 가진 마지막 연주 장면은 4분짜리 한씬에 제작비 5억원이 투입된 장면이다.
1500여명의 엑스트라와 영화사상 처음으로 뮤지컬 '명성황후'팀의 화려한 군무 연출로 북한에서도 평양시민이 아니면 평생 볼 수 없는 보기 드문 대규모 공연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러시아와 아일랜드풍의 민요들과 클래식 음악에서 모티브를 따와 작곡한 연주 음악은 고전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탈출 장면의 비장함을 더해준다.
'국경의 남쪽'은 인공기나 김일성 배지, 혁명구호가 적인 플랜카드와 같은 위험한(?) 소품들의 세밀한 재현을 통해서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이념 논란이나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북한의 모습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했다.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북한 최대 명절인 4.15 태양절 축제에서 선호와 연화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생화 장미 5만송이로 셋팅한 무대이며, 중국에서 공수한 의상 80박스. 500여명의 엑스트라가 3일 동안 안무 교육을 받으며 화려하고 이국적인 대규모 경축무도회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화려한 축제가 열린 평양 김일성 광장의 무대는 대전 정부청사 앞 광장에서 펼쳐졌다. 축제 무대와 평양 영광역 지하철 역사 등 셋팅부터 촬영까지 일주일 동안 대전 정부청사는 완벽하게 평양시로 둔갑해 있었다.
그리고 선호와 연화가 첫 키스를 나누는 로맨틱한 장소는 평양 연인들의 은밀한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보통강변길로 서울의 한강고수부지 중 반포 서래섬으로 지목되었다. 그 이유는 보통강의 가장 큰 특징은 버드나무 숲으로 되어있다는 것이었는데 반포 서래섬이 가장 유사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자전거, 낚시꾼의 낚시대, 가로등, 벤치, 선전형 그림간판 등 디테일한 작업을 통해 평양의 보통강을 최대한 복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