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관리를 신청한 토종 제화 브랜드 ‘에스콰이아’를 운영하는 제화업체 EFC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9일 에스콰이아 브랜드로 잘 알려진 제화업체 EFC(Esquire Fashion Company)는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기업을 매각하기로 결정, 매각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로는 딜로이트안진이 선정됐다.
주간사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통한 일괄매각방식이 원칙이지만 투자자 제안에 따라 사업부별 매각방식으로도 진행이 가능하다. 인수의향서 제출기한은 내년 1월23일이다.
최근 수년간 매출 감소세로 자금난을 겪던 EFC는 지난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고 부동산 매각을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채권단과 최종 합의에 실패하면서 지난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재 사모투자펀드(PEF)인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가 2009년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201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 사정이 악화됐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1563억원,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78억원에 달한다.
에스콰이아는 1961년 고(故) 이인표 전 회장이 명동 구두가게에서 창업, 50여년의 업력을 지닌 업계 2위의 제화·잡화 전문 패션유통기업이다. 정통 드레스화에서 캐주얼화까지 20대부터 40~50대 후반의 고객군까지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스콰이아, 영에이지, 미스미스터, 소노비 등)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시장에서 강점으로 통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신용카드 버블 이후 금융위기 등에 따른 소비시장 위축으로 2009년 H&Q에 팔린 뒤 매출이 잠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재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스콰이아는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에스콰이아, 영에이지, 미스미스터, 소노비 등 브랜드를 운영하며 최근 3년간 연간 약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의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고, 전국 280여개 유통채널을 보유한 국내 제화시장 2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통패션업계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건이 성사될 경우 기존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정관리 이후 에스콰이아 협력업체 73곳이 에스콰이아와 H&Q, 채권단(국민·하나·외환·신한은행)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중이다. 이들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악용해 고의로 에스콰이아의 법정관리를 결정했다는 혐의다.
또한 법원이 협력업체들의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H&Q의 2호 펀드에 대한 관리보수(91억원)가 가압류된 상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