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대처, 1980년대 초 소련 맞서 화학무기 개발 검토
영 대처, 1980년대 초 소련 맞서 화학무기 개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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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가기록원 30년만에 기밀문서 공개
▲ 미 배우 메릴 스트립이 마가렛 대처 前 영국 수상으로 분장한 모습 ⓒ 뉴시스

영국의 전 수상 마가렛 대처 정부가 1980년대 초 소련의 위협에 직면해 화학무기 개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작성된 지 30년이 경과해 영국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기밀문서들에 따르면 대처 정부의 국방부 고위직들은 소련이 화학 무기로 공격해올 경우 핵무기 외에는 맞설 것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당시 국방부장관은 소련이 다른 화학 무기와 함께 300,000톤 이상의 신경가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었다.

영국 정부는 비밀 연구를 통해 소련이 영국 남부 사우샘프턴의 중요 시설 중 하나인 조선소를 화학무기로 공격하면 33,35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은 당시 화학 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상태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자 맹방이던 미국 역시 소련에 비해 단지 10분의 1 가량의 화학 무기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처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소련의 화학 무기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단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태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984년 기밀문서를 보면 마이클 헤슬타인 국방부장관은 나토 전력에서 화학전 능력의 부족을 “중요한 격차”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문서를 보면 나토군은 소련이 지원하는 바르샤바조약군과 전투가 벌어질 경우 보호 장비를 착용하게 돼 이동성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바르샤바조약군은 영국 등 나토군이 화학전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고 어떤 화학전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을 거라고 봤다.

대처는 당시 화학 무기 증강을 위한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고 봤지만 대중들이 소련과 서방의 전력 간의 “엄청난 불균형”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영국은 소련의 공격으로부터 민간인이 보호할 수 있도록 각 가정 내 “화학전 피난소”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했으나 실용 가능한 디자인까지는 생각해내지 못했다.

당시 화학 무기는 합법적이었다. 영국은 1997년에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정(CWC)에 가입했고 다른 나라들도 화학무기 비축량을 포기하라고 설득했다고 미국 세인트루인스 현지 매체인 ‘에스티엘투데이(stltoday.com)’가 30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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