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해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판매한 총 대수는 894만5421대였고 이 중 내수 판매가 145만3811대, 해외 판매가 749만1610대였다. 특히 르노삼성은 2013년보다 판매실적이 30% 가까이 성장해 가장 뛰어난 성장률을 기록했다.
◆활짝 웃은 현대차·기아차
국내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2014년 한 해 내수와 해외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판매량’ 800만대 고지를 넘어선 현대차·기아차의 실적이 돋보였다.
2일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신차 출시, 적극적인 판촉·마케팅 활동을 통해 국내외 모두 전년 대비 판매 신장세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서 시장에서 496만3456대를 판매, 전년 473만2533보다 판매량이 4.9% 증가했다.
내수 판매량에서 68만5191대로 전년 64만865대보다 6.9% 늘었고, 해외 시장에서는 지난 1년간 총 427만8265대를 판매해 전년 409만1668대보다 4.6% 늘었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주력 차종이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며 실적을 견인했다.
한편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서는 아반떼가 92만8438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엑센트 70만9505대, 투싼 54만202대, 쏘나타 47만1711대, 싼타페 24만2989대 등 순이었다. 가장 많이 팔린 아반떼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전체 판매량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뛰어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3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날 기아차는 지난 한 해 총 304만1696대를 판매, 전년(282만7305대 판매)보다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흥시장 경제 위기, 엔저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력 차종들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판매 성장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기아차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46만5200대로 전년 같은 기간 45만8000대보다 1.6% 늘었다. 특히 신형 카니발·쏘렌토가 큰 돌풍을 일으켰고 기아차의 SUV, 미니밴, 등 레저용 차량(RV) 판매도 전년보다 16.6% 증가했다. 특히 경차 모닝은 국내시장에서 9만6089대 판매를 기록하며 2008년부터 7년째 경차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해외 시장에서는 총 257만6496대를 판매, 전년 236만9305대(국내 114만34대, 해외 122만9271대)보다 8.7% 증가했다.
한편 기아차의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은 K3(포르테 포함)로 집계됐다. K3는 1년간 국내 4만9303대, 해외에서 43만2364대 등 총 48만1667대가 판매됐다. 이어 스포티지R(43만3000여 대), 프라이드(40만2000여대), K5(33만8000여대) 모닝(25만6000여대), 쏘렌토(22만4000여대) 순이다.

◆르노삼성, 판매성장률 ‘폭증’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는 16만9854대를 판매, 전년 13만1010대보다 판매실적이 29.6% 증가했다. 특히 소형 SUV QM3 열풍이 내수 판매 실적을 주도했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르노삼성은 전년 6만27대에서 33.3% 증가한 8만3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QM3는 당초 판매목표 8000대의 2배가 넘는 1만8191대가 팔리며 내수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판매량도 전년 7만983대보다 26.6% 증가한 8만9851대를 기록했다. 수출에서는 QM5가 총 4만6095대가 팔려 수출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51.35)을 차지했다.
르노삼성은 QM3에서 비롯된 유러피안 디자인을 SM5 외 전 모델에 적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지난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판매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7월에는 SM5 디젤 모델을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불고 있는 소형 SUV, 디젤, 연비향상 이라는 흐름을 잘 활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쌍용차·한국GM, 내수에 웃고 수출에 울고
한국GM은 비록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로 인해 해외 판매량이 크게 줄며 전체적인 판매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대 내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날 한국GM은 작년 63만532대를 판매, 지난 2013년 78만518대보다 판매량이 19.2%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은 15만4381대로, 전년(15만1040대)보다 2.2% 늘며 또 다시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스파크가 6만500대 판매되며 전년 수준의 꾸준한 인기를 유지했고 이어 레저용 차량(RV) 올란도가 전년보다 21.2% 증가한 1만9695대, 디젤 모델 출시로 인기를 모은 말리부가 전년 대비 69.6% 증가한 1만9157대를 기록했다.
반면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로 해외 판매량은 47만6151대에 그쳐, 전년 62만9478대보다 24.4% 감소하며 부진했다.
쌍용차 역시 한국GM과 마찬가지로 전체 판매 실적은 줄었지만 내수 시장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내수 6만9036대, 수출 7만2011대(반제품(CK)D 포함)를 포함, 전년 대비 3.2% 감소한 총 14만1047대를 판매했다고 이날 밝혔다.
쌍용차는 주력 수출시장인 러시아에서 환율불안에 따른 물량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성장세에 따른 내수판매 확대에 힘입어 2년 연속 14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특히 2013년 업계 최대 내수시장 성장률을 기록했던 쌍용차는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한 6만9036대를 판매, 5년 연속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2005년 7만3543대 이후 연간 최대 실적이다.
차종별로는 출시 이후 매년 판매가 늘고 있는 ‘코란도 스포츠’와 '뉴 코란도 C'가 올해도 전년 누계 대비 각각 20.7%, 13.1% 늘어 최근 3년 연속 판매성장세를 통해 판매 비중이 70%를 넘어서는 등 내수 판매 증가세를 주도했다.
수출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루블화 폭락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전년 대비 11.8% 감소했지만, 중국과 유럽지역 수출은 전년 대비 각각 93.4%, 29.9%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연말에 사전계약을 개시한 티볼리가 올 한해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국내 시장에서 신차 출시 없이 상품성 개선모델 만으로 5년 연속 판매 성장세를 달성한 것은 큰 성과”라며 “신차 ‘티볼리’ 출시를 통해 글로벌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