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그룹 배당성향, 지주사형에 크게 못 미쳐
순환출자 그룹 배당성향, 지주사형에 크게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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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등 순환출자형 그룹은 13%…지주사형은 60% 달해
▲ CEO스코어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순환출자형 9개 그룹의 배당성향이 지주사형 그룹 배당성향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RX

지주회사형 그룹의 배당성향이 60%에 달하는 반면 순환출자형 그룹은 13%에 그치는 등, 기업 지배구조에 따른 배당성향 차이가 확연이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CEO스코어가 2009∼2013년 5년간 30대 그룹 총 1220여개 계열사의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제출한 895개 기업의 배당성향은 22.5%로 나타났다. 이들 30대 그룹은 전체 순이익 50조3600억원 중 11조3천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전체적으로 국내 12월 결산 상장법인 전체의 평균 배당성향 21.1%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 대상인 30대 그룹의 기업 지배구조를 지주사형과 순환출자형 등 형태별로 구분해 볼 때 각 형태별 배당성향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현대차 등 순환출자형 그룹 9개의 배당성향은 13.3%로 30대 그룹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순환출자형 그룹 293개 계열사의 2013년도 순이익은 39조8400억원이었지만 배당금은 5조3200억원에 그쳤다.

반면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춘 SK, LG, GS 등 14개 그룹 466개 계열사는 순이익 7조6600억원 중 배당금이 4조5500억원으로 배당성향이 59.3%에 이르렀다.

이처럼 순환출자형 그룹들이 배당에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되는 것은 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로 엮여 있어 배당을 확대할 경우 배당 확대 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받는 계열사는 영업외수익이 늘어나 법인세를 더 내야 하는 등, 세금을 이중삼중으로 납부해야 하는 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4년간 배당성향 추이에서도 기업 지배구조별 차이가 더욱 분명했다. 지주형태 그룹들은 평균 배당성향이 2009년 33.4%에서 2012년 45.8%로 높아졌고, 2013년에는 다시 59.3%로 4년 새 2배 가까이로 올리며 배당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반대로 순환출자 형태의 그룹들은 같은 기간 배당성향을 평균 17.6%에서 13.3%로 4.2%포인트 낮췄다.

한편 30대 그룹 중 2013년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KT로 590억원의 순이익에 배당액이 3600억원으로 610%나 됐다. 이어 코오롱(90%), 현대중공업(60.2%), 에쓰오일(54.8%), SK(43.9%), 두산(41.2%), 포스코(37.5%), LG(36.8%), LS(35%), CJ(29.6%)가 배당성향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10위권 중에 순환출자 형태 그룹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했다.

반대로 배당성향 하위 10위권에는 대우건설(0%), 현대백화점(7.9%), 대림(9%), 부영(9.6%), 현대자동차(9.7%), 신세계(13%), 삼성(13.4%), 롯데(16.8%), 영풍(18.6%), 한화(21%) 순이었으며, 이 중 지주회사 형태는 한화그룹이 유일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기업의 배당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순환출자형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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