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빅2인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가 제주에서 첫 대결을 펼쳤다.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3일 오전 제주도당사에서 열린 단배식과 당원 간담회에 함께 참석해 당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전당대회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처음 공식석상에 마주한 두 후보는 포옹을 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지만, 본격적 간담회가 시작되자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도 보였다.
문재인, 대선패배 책임 있는 행동으로 당 혁신 주도
문재인 후보는 이 자리에서 당의 혁신을 거듭 강조했다. 문 후보는 “당이 혁신해 달라져야 한다. 수리해서가 아니라 신제품으로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당을 변화시키고 이기는 정당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해야 할 일이다. 정치 생명을 걸고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당 안팎의 불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경선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고심을 많이 했다”며 “독배가 될 것이라고 만류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당에서 특별한 사랑과 혜택을 받은 만큼 책임도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의 침체는 대선 패배도 많이 작용했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저 자신을 보전하기 위해 계산할 게 아니라, 위험 부담 회피할 게 아니라, 당을 살려내는데 몸을 던지는 게 책임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선패배에 따른 책임이 백의종군이나 2선 후퇴가 아닌,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당의 전면에 나서 당 혁신을 주도하는 게 책임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대선패배 책임론 “대통령후보 뽑는 전대 아니다”
이에 맞서 박지원 후보는 “우리 당원들은 제발 친노니 비노니 분열하지 말고, 신당이니 분당이니 얘기하지 말고 분열로 패배의 길로 가지 말고 제발 통합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라는 말씀도 했다”며 “이번 2.8전당대회는 당대표를 뽑는 자리다. 대통령 후보 뽑는 전당대회가 아니다”고 문재인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저처럼 경륜과 경험 갖고 할 말은 하고 싸울 때는 싸우면서 또 협상할 때는 과감히 협상하는 그런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후보는 “혹자는 당권이 끝나고, 대통령 후보는 3년이 있어야 선출하기 때문에 함께해도 되지 않느냐 하는데, 이것은 패배의 책임을 느끼지도 않는 한가한 소리”라며 거듭 문재인 후보의 경선 출마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어, “어떻게 됐든 우리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 당권과 대권이 구분돼서 당대표는 강한 야당 이끌고 통합대표로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대통령 후보는 꿈을 주면서 국민 속에 들어가서 몸과 마음을 섞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후보를 꿈꾸는 사람은 김대중의 길을, 미국의 힐러리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문재인 후보가 출마선언에서 총선 불출마를 공약으로 제시한데 대해 “‘부산에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그건 노무현의 길이 아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종로에서 당선될 거 알면서도 부산 지키러 가셨다. 김부겸 의원도 당권 포기하고 대구를 지키러 내려갔다. 부산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당 대표가 되더라도 부산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