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각종 주주친화적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차 주식을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이 순매도한 현대차 주식은 201만주로 3384억원에 달하는 분량이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전체로 놓고 보면 총 20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을 빼고 모두 순매도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도세 속에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43.59%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5월 14일 기록된 43.51% 이후 7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한전 부지 고가 인수 논란 직후부터 끊임없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에 노심초사해왔다. 지난해 8월까지 꾸준히 45%대가 유지돼왔으나 한전 부지 인수 발표 이후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의 시총이 20% 이상 폭락하는 등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현대차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당 확대 등 각종 주주친화적 정책을 발표하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외국인 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4일에도 결산배당 규모를 확대하고 중간배당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꿈쩍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외국인들이 현대차의 주주 이익 무시에 이사회 배임 논란 등에 내수 시장의 부진 등을 고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등을 돌린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실적 둔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800만대 판매를 달성한 현대차그룹은 지난 2일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올해 목표를 820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에서 2.4% 늘어난 수치로 현대차그룹이 경영계획 단계에서 이렇게 낮은 수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신공장 가동시점이 2017년 말로 예상되고 있고 국내 공장에서의 근무시간 단축 등의 영향에 따라 생산 능력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승용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는 등 올해 전망 역시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질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