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반이슬람 열기가 정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아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각) 최소 18,000명이 모인 시위대가 독일 동부의 도시 드레스덴에 집결해서 반이슬람 시위를 벌였고 이 시위에 반대하는 집회도 여러 대도시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서양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이라고 알려진 극우 포퓰리즘 운동을 지지하는 시위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를 가리켜 인종주의자들의 집회라고 한 비난 이후에도 세를 과시하며 최다를 기록했다.
페기다 집회는 3달 전 이민자 및 무슬림이 거의 살지 않는 드레스덴에서 수백 명의 소규모 집회에서 출발, 지난해 말에는 17,500여명이 집결해 독일은 물론, 나치즘과 파시즘의 기억이 살아 있는 전유럽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페기다 시위가 벌어진 현장 부근의 업체, 교회, 쾰른의 전기회사 등은 페기다 집회를 반대한다는 뜻으로 건물·시설물의 조명을 꺼버렸다.
페기다 집회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도 베를린, 슈투트가르트, 쾰른과 드레스덴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시위대는 인내의 메시지를 퍼뜨리는 대신 차별과 외국인 공포증을 퍼뜨리는 페기다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인다고 말했다. 베를린 10,000명, 쾰른 2,000명, 슈투트가르트 5,000명이 모였다고 ‘알자지라’가 5일 전했다.
페기다는 겉으로 극우 노선과 선을 긋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서에서 “페기다는 지역을 불문하고 증오의 설교자들에게 반대하며, 종교와 정치적 동기를 불문하고 인종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놓고 있다.
“페기다는 폭력을 강조하는 반여성적인 정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게 목적이지, 온전한 무슬림의 생활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신나치 상징과 구호들에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이 잘 알려진 신나치 그룹으로부터 칭찬과 지원을 받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자신이 터키 이민자 출신이기도 한 젬 외즈데미르 녹색당 공동 당수는 5일 엔티비(n-tv)에서 자신은 그 어떤 형태의 극단주의에도 반대한다며 “불관용으로 불관용과 다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전선은 기독교인들과 무슬림과의 싸움이 아니다”며 “불관용한 소수와 그렇지 않은 다수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